대우조선 매각에 “노조 없는 밀실합의” 반발
대우조선 매각에 “노조 없는 밀실합의” 반발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9.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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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주인 찾기에 촉각 곤두세워… 대우조선노조 “동종사 매각 반대”
  • 현대중공업노조, 대우조선 인수 소식에 인단협 찬반투표 잠정 연기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정문. ⓒ 이동희 기자 dhlee@laborplus.co.kr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정문. ⓒ 이동희 기자 dhlee@laborplus.co.kr

대우조선해양 주인 찾기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조선산업 재편이 예고되고 있다. 이런 움직임과 관련, 금속노조는 “조선산업 재편으로 이어지는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노동조합과의 대화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공개석상에서 노동조합과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신호탄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의지를 공식화했다. 31일 현대중공업그룹과 산업은행(대우조선해양 최대주주)은 산업은행이 가지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지분(56%)을 인수하는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기본합의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을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물적 분할한 후, 산업은행이 가지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지분(56%)을 현물출자 받게 된다. 이렇게 되면 조선합작법인인 중간지주회사는 산하에 ▲현대중공업 사업부문 ▲대우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4개 조선사를 두게 된다.

ⓒ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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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은 삼성중공업에도 동일한 조건으로 인수를 제안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달 28일까지 인수의사 또는 인수포기의사를 밝혀야 한다.

삼성중공업도 인수의사를 밝힌다면 산업은행은 3월 4일까지 인수조건이 더 좋은 곳을 선정해 3월 8일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지만, 삼성중공업이 인수포기의사를 밝힌다면 본계약이 앞으로 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졸속매각 반대, 총파업 불사”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지회장 신상기)는 곧바로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대우조선지회는 현대중공업이 나서는 대우조선 매각에 반대 입장을 밝히며, 이대로 매각이 진행된다면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반발했다.

대우조선지회는 “산업은행과 현대자본의 물밑 협상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을 결정하고 절차를 밟아가는 것은 잘못된 절차이며 노동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매각 절차를 중단하고 당사자인 노동조합의 참여 속에 재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동종사(조선업) 매각 반대 ▲당사자(노동조합) 참여 보장 ▲분리 매각 반대 ▲해외 매각 반대 ▲일괄 매각 반대 ▲투기자본 참여 반대 등 매각에 대한 노동조합의 6대 기본방침을 발표했다.

지난해 6월,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빅2체제 개편 필요성을 언급하며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 또는 삼성중공업에 인수·합병되어 국내 조선산업 전반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우조선지회는 동종사인 현대중공업그룹을 통한 매각으로 대우조선해양 내부에 대규모 구조조정이 일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지부장 박근태)도 뒤늦게 사실 확인에 나섰다. 31일 현대중공업지부는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대해 “현대중공업과 겹치는 업무를 하는 노동자들의 고용불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등 노동조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방향과 진위파악이 필요하다”며 중앙쟁대위와 대의원간담회를 통해 향후 방향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당초 31일로 예정되어 있던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2차 잠정합의안 조합원 찬반투표를 잠정 연기했다.

현대중공업지부는 “1차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회사가 전격적으로 기본급 인상안을 내놓은 배경이 대우조선해양 인수과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의혹을 가지고 있다”며 “회사경영이 어렵다며 기본급 동결을 제시하고, 지난해 노동자들을 구조조정에 내몰았던 회사가 이제 와서 막대한 돈을 들여 대기업 인수에 나선다는 사실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역시 같은 날 성명서를 내고 “조선산업을 재편하는 중대한 결정이 산업은행과 관계부처, 현대중공업 재벌의 밀실합의를 통해 이루어졌다”고 비판했다.

금속노조는 “정부가 제대로 된 조선산업 정책을 추진한다면 반대하지 않겠지만 지금 정부의 행보는 밀실합의, 고용대책 부재, 지역 및 산업생태계 훼손이라는 측면에서 심각한 우려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일방적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즉각 중단하고 노동조합을 비롯한 주체들과 공개석상에서 대화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