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결국 파업 수순으로 가나?
네이버, 결국 파업 수순으로 가나?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9.02.11 16:23
  • 수정 2019.02.11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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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일 첫 쟁의행위 진행.. 노조 "회사가 파업 부추긴다"
ⓒ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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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지회가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압도적 찬성을 얻은 뒤 IT업계 최초로 파업이 일어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네이버지회는 11일 오전 네이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쟁의행위에 들어가게 된 경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지난 1월 16일 중앙노동위원회는 주요 쟁점 3개안에 대해 조정안을 제시했다. 지회는 기존 노조 요구안보다 다소 후퇴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정안을 수용했지만, 사측은 조정안을 거부하면서 지회는 쟁의권을 얻게 됐다.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은 “처음 네이버가 노동조합을 만들었을 때 특별한 요구조건이 없었기 때문에 교섭이 잘 풀려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예상은 빗나갔다”며 “지금 회사의 태도는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회사의 태도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서 “네이버 검색창에 ‘노동 3권’이라고 치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을 정작 회사는 ‘노동 3권’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고 있다”며 “사측이 조정안을 거부한 이유로 협정근로자 안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회사가 요구하는 대로 협정근로자를 설정하면 조합원 80%가 해당되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사측은 조정위원회 조정안을 거부하면서 그 이유를 협정근로자 안이 조정안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지회는 “조정위원회에서는 권익분쟁에 대해 조정안을 낼 수 없다고 언급했다”며 “협정근로자 안을 빌미로 교섭을 거부하는 것은 억지”라고 비판했다.

또한, “사측이 가지고 온 협정근로자가 너무 광범위하게 포함돼 있어 노조가 계산한 결과 조합원 80%가 포함됐다”며 “이는 노동 3권을 무시하고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라고 말했다.

지회는 오는 2월 20일 첫 쟁의행위를 준비하고 있다. 오세윤 네이버지회장은 “첫 번째 쟁의행위는 로비에 모여서 진행한다. 방식에 대해서는 조합원들과 만나 상의해 결정할 생각”이라며 “IT업계 파업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아직까지는 파업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회사가 계속해서 노동조합을 무시하는 태도를 지속하고 대화의 창을 열지 않는다면 우리로서도 파업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파업은 노동조합이 선택한 것이 아닌 회사가 내리는 결론”이라며 사측에 경고했다.

이수운 네이버지회 홍보국장은 “쟁의행위 찬반 투표 후 지회에 가입원서를 제출하고 있는 직원들이 늘고 있다”며 “현재 조합원 수는 1,200여 명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한, 아직까지도 사측에서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자는 제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동조합 쟁의행위와 관련해 사측의 의견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사측 관계자와 연결이 되지 않았다.

ⓒ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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