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산업, 슈퍼 빅1 체제로는 안 된다”
“한국 조선산업, 슈퍼 빅1 체제로는 안 된다”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9.02.21 16:28
  • 수정 2019.02.2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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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조선노연, 대우조선 인수 문제점 진단 국회 토론회 개최
21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 금속노조 조선업종노조연대가 추최하는 '조선산업 생태계 무너뜨리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인수 문제점 진단 토론회'가 열렸다. 신상지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지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 이동희 기자 dhlee@laborplus.co.kr
21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 금속노조 조선업종노조연대가 주최하는 '조선산업 생태계 무너뜨리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인수 문제점 진단 토론회'가 열렸다. 신상지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지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 이동희 기자 dhlee@laborplus.co.kr

“슈퍼 빅1 체제는 한국 조선산업이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없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의 최종 인수후보자로 확정되면서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이 내달 8일 본계약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국내 조선산업 생태계 붕괴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금속노조 조선업종노조연대는 21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조선산업 생태계 무너뜨리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인수 문제점 진단 토론회’를 열고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토론회 발제를 맡은 안재원 금속노조 노동연구원장은 “산업은행은 빅2 체제로의 조선산업 재편 필요성을 강조하지만, 엄밀히 이야기하면 ‘빅2 체제’가 아니라 ‘슈퍼 빅1 중심 체제’로 재편되는 것”이라고 말하며 현대중공업 중심으로 전개될 ‘슈퍼 빅1 체제’ 문제점을 지적했다.

안 노동연구원장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두 조선소의 통합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지난 1월 31일 18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잘 이뤄진다면 세계적 조선 공급 과잉 문제가 다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이미 정부는 통합을 추진하게 되면 생산규모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세계 1위와 2위가 합병해 군계일학의 기업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보여지고 있지만 실은 캐파를 줄이는데 치중하고 있다”며 “한국 조선산업 생태계를 위해서는 건전한 경쟁구조가 중요한데, 현대중공업그룹 4사를 만드는 것은 건전한 경쟁구조를 상실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대우조선매각에 맞서 공동투쟁에 들어간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와 금속노조 대우조선해양지회의 발언도 이어졌다.

박근태 현대중공업지부 지부장은 “이번 인수는 문제점 진단 없이 장밋빛 미래만 그리고 있다”며 “오늘 토론회를 통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문제점이 공론화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신상기 대우조선지회 지회장은 “대우조선해양 노동자들은 지난 4년 동안 구조조정으로 인한 고통을 감내해왔다”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인수합병되면 더 많은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인수 과정이 진행될수록 대우조선해양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지회 관계자는 “어제 조선소 안에서 중식집회를 했는데 보통 많으면 500명 정도가 모이는 집회에 5,000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모였다”며 “그만큼 조합원들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노조는 대우조선 인수가 노동자의 고용과 노동조건에 큰 영향을 주는 만큼 노조의 참여를 통한 논의틀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