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존중 한다던 LG, 노조는 무시?
인간존중 한다던 LG, 노조는 무시?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9.03.06 16:57
  • 수정 2019.03.06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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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료지회, 무기한 단식농성 돌입
ⓒ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지난해 4월 설립된 노조가 제대로 된 단체협약도 맺지 못하고 157일째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화섬식품노조 한국음료지회는 불성실한 단체교섭을 중단하고 노동조합을 인정하라고 외치고 있다.

한국음료지회는 6일 오후 여의도 LG트윈빌딩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이날, 지회장을 포함해 조합원 5명이 회사와 진정성 있는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다고 선포했다.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은 “노동조합을 인정해달라는 요구에 LG는 회사 규모가 커지면 얘기를 들어주겠다고 한다”며 “노동3권은 헌법에 보장된 내용인데, 재벌이 노조를 승인해줘야 하는 상황은 말도 안 된다”고 사측의 태도를 비판했다.

이어서 “한국음료지회의 교섭이 가장 빨리 끝날 줄 알았는데, 가장 오랫동안 투쟁을 하고 있다”며 “지회가 요구하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노조를 인정해달라는 것과 노조 사무실 제공, 전임자 인정”이라고 강조했다.

화섬식품노조 관계자는 “LG관계자가 한국음료 규모가 작고 어려운 환경이니 회사가 좀 더 성장하면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자고 했다”면서 “노조는 회사의 상황을 이해하니 노조활동만이라도 보장해달라고 했으나 이도 들어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태도는 결국 회사가 노조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윤소하 정의당 국회의원은 “회사가 가장 먼저 존중해야 하는 것은 회사를 키워주고 살려주는 생산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라며 “가장 기본적인 것을 지키지 못한다면 회사가 쌓은 긍정적인 이미지는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단식에 들어서는 최영수 한국음료지회장은 “가장 기본적인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를 가지고 반년이 넘게 싸워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며 “여기까지 온 이상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싸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노조와 대화를 나눴던 사측 관계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을 받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