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로켓성장 하는데 쿠팡맨은 로켓퇴사?" 쿠팡노조 투쟁 선포
"쿠팡은 로켓성장 하는데 쿠팡맨은 로켓퇴사?" 쿠팡노조 투쟁 선포
  • 최은혜 기자
  • 승인 2019.03.07 18:50
  • 수정 2019.03.07 18: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쿠팡, 쿠팡맨 정규직화와 성실교섭 이행하라” 요구
ⓒ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
ⓒ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

'로켓배송'으로 이름을 알린 '쿠팡'이 비정규직 남용, 불성실 교섭 등의 이유로 도마에 올랐따.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쿠팡지부는 7일 오전 11시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맨 정규직화 요구와 함께 교섭에 성실히 임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쿠팡맨 열에 일곱은 비정규직”이라며 정규직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한 “사측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교섭에 임하고 있다고 앵무새처럼 얘기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교섭에 성실히 임할 것을 촉구했다.

현장발언에 나선 하웅 쿠팡지부 지부장은 “연 매출 5조 원에 달하는 쿠팡의 성장은 쿠팡맨의 로켓배송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회사가 급속도로 성장하는 동안 쿠팡맨들의 피로감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하소연했다. 또 “휴게시간이 부족해 식사조차 하기 힘들고, 연차 제한으로 아파도 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쿠팡맨들의 현실을 토로했다.

자신을 계약직 노동자라 밝힌 한 참가자는 “6개월 단위의 계약서를 4번으로 쪼개어 작성한다”며 ‘쪼개기 계약'의 현실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또 “대다수 쿠팡맨들은 재계약을 위해 불합리한 처사를 참고 일한다”며 “쿠팡맨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쿠팡이 성장했는데 이제는 쿠팡이 쿠팡맨의 처우개선에 힘을 써달라”고 호소했다.

박배일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쿠팡이 배송사원들을 직고용해 좋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고 자랑하지만, 배송사원 중 70%가 비정규직”이라며 “교섭 절차를 14차례나 진행하는 등 대화로 해결하려 노력했지만 회사가 응하지 않아 투쟁을 선포하러 나왔다”고 말했다. 또한 “쿠팡의 실태를 제대로 알려 노동자들의 실상을 시민들에 보여주겠다”며 대시민 선전전을 예고했다.

“쿠팡맨들 또한 누군가의 아버지이고 삼촌”

시민사회단체의 지지도 잇따랐다. 강미정 정치하는 엄마들 활동가는 “최근 쿠팡의 로켓배송으로 물류·유통 시스템 발전에 대해 예찬하기도 했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그 이면에는 쿠팡맨들의 장시간 노동과 비정규직 문제가 존재했다는 사실에 분개했다”고 밝혔다. 또한 “쿠팡은 쿠팡맨에 의해 시작된 기업이다. 노동이 존중되지 않으면 기업도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종민 정의당 서울시당 위원장과 신민주 노동당 부대표 역시 “쿠팡맨의 근본적인 노동조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 부대표는 “쿠팡이 쿠팡플렉스를 통해 더 많은 노동자들을 위험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쿠팡이 도입한 쿠팡플렉스는 자가용을 소유한 사람들이 플랫폼에 등록을 하면 자신이 원하는 시간대에 배송업무를 수행해 해당 업무에 대한 수익을 얻는 시스템이다. 쿠팡지부 관계자는 쿠팡플렉스 도입에 대해 “현재까지 공식적인 입장은 없으나 노동조합의 파업 시 대체인력으로 사용하려는 조짐이 보여 예의주시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참가자들이 미리 준비된 쿠팡카에 쿠팡맨의 요구를 담은 포스트잇을 붙이는 퍼포먼스로 끝이 났다. ⓒ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
이날 기자회견은 참가자들이 미리 준비된 쿠팡카에 쿠팡맨의 요구를 담은 포스트잇을 붙이는 퍼포먼스로 끝이 났다. ⓒ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