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폭발사고 유가족, “장례절차 성실 협의 약속 받아”
한화폭발사고 유가족, “장례절차 성실 협의 약속 받아”
  • 박완순 기자
  • 승인 2019.03.08 16:38
  • 수정 2019.03.08 16: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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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한화 본사 로비에서 40분 농성 후 한화측 답변
한화폭발사고 유가족들이 한화 본사 로비에서 농성을 진행 중이다.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한화폭발사고 유가족들이 한화 본사 로비에서 농성을 진행 중이다.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내일(토, 9일) 오후 5시 성심장례식장 지하 사무실에서 한화폭발사고 장례절차 협의가 진행된다. 협의에는 사측 대표 최선묵 한화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과 옥경석 한화 화약방산부문 대표이사, 유가족에게 권한을 위임받은 유가족 대표 3인이 참석할 예정이다.

‘대전에 있다’는 답변

당초에는 오늘(8일)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촉구 유가족 입장표명’ 기자회견 이후 한화 본사에서 옥경석 대표이사와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오늘 면담은 사전에 약속되어 있었다.

그러나 유가족들이 한화 본사 로비로 들어서자, 한화로부터 “옥경석 대표가 지금 대전에 있다”는 엉뚱한 답변이 나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화 측과 대화를 진행해온 김팔종 씨(故 김태훈 씨 외삼촌)는 한화와 주고받은 문자를 보여주며 “지금 유가족들을 우롱하는 것이냐”고 항의했다. 곧바로 유가족들은 한화 본사 로비에 앉아 농성을 시작했다. 유가족들은 “책임질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이 나오라”고 요구하며 “옥경석 대표가 대전에 있다면 김승연 회장이라도 와서 이야기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팔종 씨가 한화 측과 주고받은 문자 ⓒ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김팔종 씨가 한화 측과 주고받은 문자 ⓒ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최선묵 한화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은 “면담실을 마련해놨고 본인들과 대화를 나누자”고 유가족들을 설득했지만 "당신이 책임질 권한이 있냐"는 유가족들의 항의에 “면담을 잡는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 우선 죄송하고 유가족 분들의 말씀을 듣고 전하겠다”고만 답했다.

농성을 계속하던 유가족들은 “우리 아들들이 살아서는 그런 위험한 곳에서 일하다 죽고, 죽어서는 이런 대접 받는다”며 “책임자가 나올 때까지 농성을 풀지 않을 것”이라고 항의했다.

한화폭발사고 유가족들이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촉구 유가족 입장표명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한화폭발사고 유가족들이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촉구 유가족 입장표명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기자회견의 이유

유가족 측에 따르면 오늘 기자회견 개최는 4일에 합의한 내용을 한화가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4일(월) 오후 3시 유가족과 관계기관 및 ㈜한화가 참석한 ‘한화 중대재해 관계기관 회의’에서 ▲정부 관계기관 및 회사,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이 참여하는 연 1회 합동위험환경평가 실시 ▲생산 현장 작업자들의 위험요인발굴서 공유 ▲작업중지명령의 해제 조건 강화를 합의했다.

유가족 측은 “한화가 작업표준절차서를 조작해 이번 사고를 작업자의 잘못으로 몰아가려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와 같은 합의에도 사고 책임을 사망한 노동자들에게서 찾으려는 한화의 태도가 모순적이라는 것이 유가족의 지적이다. 더불어 유가족들은 “김승연 한화 회장과 금춘수 부회장이 희생자 분향소를 찾아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유가족이 원하는 방식으로 조속히 정중한 장례 절차를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참여와혁신>이 유가족들의 의견에 대한 ㈜한화의 공식 입장을 물어본 결과 입장을 정리해 문자로 보내겠다는 한화 관계자의 답변이 있었다. ㈜한화측이 문자 메시지로 보내온 공식 입장은 다음과 같다.

"회사는 유가족 분들의 의견을 계속해서 경청하며 성실하게 대화와 협의를 진행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문자로 받은 (주)한화의 입장 ⓒ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문자로 받은 (주)한화의 입장 ⓒ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