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동자들이 빗 속에서 거리로 나선 까닭은
네이버 노동자들이 빗 속에서 거리로 나선 까닭은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9.03.20 20:26
  • 수정 2019.03.2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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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노조, "22일 네이버 주총 참여해 문제 지적할 것"
ⓒ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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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네이버 본사 앞에 우비를 입은 조합원들이 모였다. 네이버노조의 3번째 쟁의행위에 IT업계 노조들도 함께 자리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지회장 오세윤)는 20일 오후 6시 네이버 그린팩토리 앞에서 쟁의행위를 진행했다. 네이버 직원들의 퇴근시간인 7시보다 1시간 일찍 퇴근한 셈이다. 지난 2월 20일 첫 번째 쟁의행위 이후 세 번째 쟁의행위이다.

지난 1월 16일 중앙노동위원회가 제시한 조정안에 대해 사측이 거부하면서, 지회는 쟁의권을 얻게 됐다. 지회는 파업여부를 두고 높아진 대중들의 관심에 대해 “당장 파업을 할 생각은 없다”며 “조합원들의 의견을 적극 따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쟁의행위에는 네이버에 연대의 힘을 실어주기 위해 넥슨, 스마일게이트, 카카오 등 IT업계를 비롯해 화섬식품노조 수도권본부 조합원들이 네이버 앞으로 모였다. 이 날 모인 조합원 수는 노조 측 추산 300여 명이다.

네이버지회 조합원들은 노조 조끼가 아닌 초록색 후드집업을 입고 모였다. 또한, 스피커를 통해 노동가가 아닌 동요가 울려 퍼졌다.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은 “IT산업의 경우는 사람이 자산이기 때문에 소통이 완벽해야 그 효과가 커진다”며 “하지만, 네이버의 태도는 소통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사측의 태도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과 모여 네이버가 어떤 잘못을 하고 있는지 알려줘야 할 때”라며 “조만간 본조에서도 결단을 내려야 할 것 같다”고 화섬식품노조의 더 큰 연대를 암시했다.

오세윤 네이버지회장은 “네이버는 경영진과 노조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인데, 경영진은 제대로 된 소통을 하고 있지 않다”며 “특히, 가장 큰 책임을 가지고 있는 이해진 총수가 나서서 노조와 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네이버가 위기에 처해있다고 한다면 가장 큰 책임을 가지고 있는 이해진 총수가 전면에 나서서 권한을 행사하고 책임을 지라”며 “만약 혼자 권한을 책임지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노조에게 나눠달라”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지회는 오는 22일 예정된 네이버 주주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주총에 참석해 네이버 경영진에게 투명한 의사소통이 없는 의사결정 문제에 대해 질문하고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네이버지회는 사측과 교섭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2주 뒤 다시 한 번 쟁의행위에 돌입할 생각이다. 오는 4월 4일은 네이버지회가 설립된 지 1주년이 되는 날이다. 지회는 이 날 조합원들과 함께 축하와 위로의 시간을 가지며 앞으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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