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자비 부담' 논란 청호나이스, 노사간 팽팽한 대립
'기름값 자비 부담' 논란 청호나이스, 노사간 팽팽한 대립
  • 최은혜 기자
  • 승인 2019.03.28 17:35
  • 수정 2019.03.29 07:52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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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교섭에서 돌파구 찾을까
ⓒ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
ⓒ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

정수기 설치·수리 기사의 '기름값 자비 부담' 논란으로 파업 국면을 맞은 청호나이스 노사가 막바지 교섭을 앞두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청호나이스노동조합(위원장 이도천, 이하 청호나이스노조)은 28일 12시 청호나이스 본사 앞에서 총파업 총력 결의대회를 가졌다. 전국에서 모인 700여 명의 청호나이스 설치·수리 서비스 노동자들은 일제히 ‘기름값을 보장하라’는 손피켓을 들었다.

“진정성 있게 교섭에 임하라” VS “교섭에 성실히 임했다”

이도천 청호나이스노조 위원장은 “우리는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9시 전부터 6시 이후까지 일한다”며 “우리가 회사를 아끼는 만큼 회사도 우리를 아끼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서로 상생할 수 있게 노조를 파트너로 인정해달라”며 “진정성 있는 교섭과 임금인상이 없다면 상생은 없다”고 호소했다.

반면 나이스엔지니어링 측은 “노조를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사측은 교섭에 성실히 임했다”며 “교섭위원이 교섭에 불참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항변했다.

유류비와 식비 지원이 쟁점

이날 결의대회에 참가한 한 매니저는 “회사 측에서 자회사로 전환할 때 엔지니어(설치·수리 서비스 노동자)를 임의로 3등급으로 나눴다”며 “지난해 5월 2일 부로 대부분이 가장 낮은 등급의 기본급인 190만 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차량유지비, 유류비, 식대 등이 지원되지 않아 실제 노동자들이 수령할 수 있는 금액은 100만 원 남짓”이라고 밝혔다.

반면 나이스엔지니어링 측은 “엔지니어에 대한 등급은 총 5단계로, 일반 엔지니어 3등급, 매니저 2등급이다. 기준은 청호나이스에서 근무하던 당시의 경력과 업무 숙련도가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류비를 지급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영업소에서 근무지역까지의 거리에 비례에서 일정 금액 지급한다”며 “거리에 따라 지급되는 만큼 개인 별 편차가 존재할 뿐”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구내식당이 있는 회사면 모를까, 대부분은 식비는 급여에서 알아서 해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규직 지원 약속했다” VS “1년 후 판단하겠다는 의미”

이날 현장발언을 한 노현우 조합원은 “나이스엔지니어링으로 (소속이) 옮겨갈 때 경력이 모자라 계약직으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이어 “계약서를 작성할 때 사측에서 ‘1년 후 큰 문제가 없다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주겠다’고 했다”며 “그러나 1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 사측은 일부는 계약 연장을, 일부는 정규직 전환을, 일부는 계약 해지를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용 불안 없는 곳에서 마음 편히 일하고 싶다”고 발언을 끝맺었다.

정규직 전환 논란과 관련해 나이스엔지니어링은 “자회사 전환 당시 매니저 직급이나 경력이 1년 이상인 분들은 시용 계약을 짧게 한 후 전원 정규직 전환을 했다”며 “근무일이 1년 미만인 분들에 한해 1년 후에 다시 판단하겠다는 의미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사가 법인을 설립하고 자회사로 전환한 지 1년이 채 안 됐다”며 “미흡한 부분은 보완해나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또 “파업 돌입 전에 이미 진전된 안을 제시했다”면서 “현재까지는 기존 안을 유지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청호나이스노조의 요구가 담긴 피켓ⓒ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
청호나이스노조의 요구가 담긴 피켓ⓒ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

한편, 이날 결의대회를 지켜보던 청호나이스 측 관계자는 “교섭도 나이스엔지니어링과 해 놓고 왜 여기(청호나이스 본사 앞)에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반면 노조측은 “청호나이스 제품의 설치·수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하는 만큼 청호나이스가 총 책임자”라는 입장이다.

청호나이스노조와 나이스엔지니어링은 29일 교섭이 예정되어 있다. 이날 교섭에서 양 측이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