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게이트 수납원들, “우리가 도로공사 직원임을 확인해 달라”
톨게이트 수납원들, “우리가 도로공사 직원임을 확인해 달라”
  • 최은혜 기자
  • 승인 2019.04.04 16:19
  • 수정 2019.04.04 16:43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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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700여 명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 모여
2013년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 아직도 대법원 계류중
ⓒ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
ⓒ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

전국의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들이 새벽부터 길을 나섰다. 2013년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 대법원 판결이 지연되고 있어서다.

4일 오전 11시, 한국노총 한국도로공사톨게이트노동조합(위원장 박선복, 이하 도공톨노조)과 한국도로공사 정규직전환 민주노총투쟁본부(민주노총 민주연합노조, 이하 공투본)는 대법원 앞에서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수납원 근로자지위확인소송 대법원 판결 촉구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도공톨노조 소속 조합원 500여 명과 공투본 소속 조합원 200여 명 등 700여 명의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가 참여했다.

도공톨노조는 경과보고를 통해 “공기업 한국도로공사의 무분별한 외주화로 정규직이던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으로 내몰렸다”면서 “2013년 3월,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제기해 600여 명의 노동자가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고 이후 7,000여 명의 노동자 역시 각각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박선복 도공톨노조 위원장은 “우리 노조는 전국톨게이트노동조합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한국도로공사노동조합으로 이름이 바뀌었다”며 “이는 우리가 한국도로공사 직원인 것을 법이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과 원칙을 수호하기 위해 노조가 달라도 이 자리에 함께 모였다”며 “우리의 절실함이 대법원 콘크리트 벽을 뚫고 대법원장의 귀에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도공톨노조와 함께 직고용을 주장하고 있는 공투본에서는 박순향 민주연합노조 서산톨게이트지회 지회장이 발언을 이어갔다. 박 지회장은 “우리가 애원하러 이 자리에 온 것이냐”며 “한국도로공사는 자회사 전환이라는 허울로 노동자들을 파리처럼 내쫓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3교대 야간근무를 마치고 상경한 노동자, 결의대회 후 근무를 가야하는 노동자, 오전 근무를 마치고 상경 중인 노동자 등 전국 각지에서 노동자들이 참여했다”며 대법원의 빠른 판결을 촉구했다.

박선복 도공톨노조 위원장과 박순향 민주연합노조 서산톨게이트지회 지회장이 대법원에 제출할 탄원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
박선복 도공톨노조 위원장과 박순향 민주연합노조 서산톨게이트지회 지회장이 대법원에 제출할 탄원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

결의대회 시작 전 박선복 도공톨노조 위원장과 박순향 민주연합노조 서산톨게이트지회 지회장은 대법원에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의 빠른 판결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노조 조끼를 벗고 대법원 정문을 통과할 것을 요구받아 탄원서 제출이 지연되기도 했다.

한편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들은 2013년 3월, 한국도로공사의 위장도급과 불법파견에 대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2015년 1월 1심 승소, 2017년 2월 2심에 승소했으며, 현재 소송은 대법원에서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