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결제원장 무산되자 한국자금중개 사장으로?
금융결제원장 무산되자 한국자금중개 사장으로?
  • 박종훈 기자
  • 승인 2019.04.05 14:52
  • 수정 2019.04.05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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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 관료들의 사장 자리 돌려막기 맹비난
선희중 한국자금중개지부 위원장 ⓒ 박종훈 기자 jhpark@laborplus.co.kr
선희중 한국자금중개지부 위원장 ⓒ 박종훈 기자 jhpark@laborplus.co.kr

금융결제원장으로 거론되던 임형준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노조를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이를 포기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국자금중개 사장 내정설이 불거졌다. 노조는 금융위와 한은의 ‘자리 스와프’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한국노총 금융노조(위원장 허권)는 5일 성명을 내고 이와 같이 밝히며 “도를 넘은 낙하산 인사”라며 “정부와 집권여당은 즉각 실태조사와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며, 그러지 않을 경우 지지 여부 자체를 심각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 부총재보는 금융결제원 원장 인선 때 처음 구설수에 올랐다. 그동안 역대 금융결제원 원장은 전원이 한국은행 출신이었다. 금융노조와 산하 금융결제원지부는 “(임 부총재보는) 평소 한국은행 내에서 노동 적대적 태도로 문제를 일으켜왔다”며 임 부총재보의 원장 인선을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해당 문제는 상급단체를 달리하는 한국은행노조까지 반대투쟁에 결합하면서 결국 임 부총재보는 원장 공모를 포기했다.

이후 금융결제원장에 내정된 이는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출신인 김학수 전 상임위원이다. 금융노조는 “한은의 낙하산 인사를 처음으로 저지하자마자 이번엔 금융위 관료가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상황”이라며 다시금 각을 세웠다.

그런데 임 부총재보가 이번에는 한국자금중개 사장으로 내정된 것이 확인되며 한은과 금융위가 서로 자리 맞바꾸기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1996년 설립된 금융기관 간 단기자금 중개회사인 한국자금중개는 금융결제원과 마찬가지로 그동안 금융위 출신 관료들이 사장을 역임해 왔다. 오는 8월 임기가 만료되는 이현철 한국자금중개 사장 역시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위원 출신이다. 

금융노조는 “이 과정에서 동향 출신으로 학창시절 같은 학사에 살기도 한 이주열 한은 총재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개입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정설로 굳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초 임 부총재보는 금융결제원장 공모 이전에 서울외국환중개 사장 자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금융위와의 더러운 뒷거래로 한국자금중개 사장직을 꿰찬 것이며 관료들의 자리 나눠먹기 작태가 이토록 추악할 정도로 집요했던 적은 일찍이 없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선희중 금융노조 한국자금중개지부 위원장은 “한국자금중개 사장은 공직자 윤리위원회에서 하자만 없다면 요식행위로서 선임 절차조차 필요 없기 때문에 그동안 금융위 출신 관료들이 으레 자신들의 자리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이번 임 부총재보의 사장 내정설에 대해 “금융노조와 함께 대외적으로 이와 같은 사실을 널리 알리는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며, 사장 선임이 강행될 경우 이를 저지하는 투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