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현장 개선하겠다던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 여전히 문제 심각
방송 현장 개선하겠다던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 여전히 문제 심각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9.04.10 15:35
  • 수정 2019.04.1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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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연대노조·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고용노동부에 고발
ⓒ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드라마를 볼 때 외국의 아름다운 장면들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여행을 가고 싶게 만든다. 하지만, 드라마를 촬영하는 방송 스태프들의 노동 환경은 전혀 아름답지 않다.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10일 오전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계열사 드라마 사업본부 스튜디오드래곤을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이들은 스튜디온드래곤이 제작하고 있는 ‘아스달연대기’ 해외제작현장에서 지난 2월 27일부터 3월 5일까지 7일간 휴식 없이 연속촬영이 지속됐다고 밝혔다. 제보에 따르면 총 151시간 촬영을 하면서 스태프들의 안전을 무시하고 촬영을 강행해 스태프 중 한 명이 팔이 골절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스튜디오드래곤은 ▲휴게시간 포함한 16시간 촬영시간 보장 ▲이동시간이나 출퇴근 시간 관련 스태프협의회 구성 ▲스태프들과 개별용역 계약을 골자로 한 ‘68시간 제작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용순옥 민주노총 서울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이한빛 PD가 사망한 지 3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촬영현장이 개선되지 않았다”며 “스튜디오드래곤은 약속한 내용을 지키지 않고 스태프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두영 방송스태프지부장은 “방송제작 현장은 아직도 관행을 버리지 못 하고 장시간 노동시간과 턴키계약을 하고 있다”며 “이러한 관행이 멈춰질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한빛미디어센터는 지난해 10월부터 12시간 근무했을 경우, 12시간 휴식을 보장하는 1212off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용관 이사장은 “CJ ENM은 이한빛 PD와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약속했지만, 합의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며 “다시 CJ ENM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며 한국 방송계 노동 조건 개선을 위해 싸워나가겠다”고 각오했다.

이들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장을 접수한 후 CJ ENM 앞에서 1인 시위를 일주일 이상 진행하고, 방송 현장에 찾아가 커피차 캠페인을 통해 스태프들의 목소리를 들을 예정이다.

한편, 스튜디온드래곤에 입장을 묻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