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농협이 유해물 운반차량으로 식자재 운반" 농협 "그런 적 없다"
노조 "농협이 유해물 운반차량으로 식자재 운반" 농협 "그런 적 없다"
  • 최은혜 기자
  • 승인 2019.04.16 15:03
  • 수정 2019.04.16 15: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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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물류 노사 갈등, 급식 문제로 번지나
16일 오전 농협물류안성분회가 농협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
16일 오전 농협물류안성분회가 농협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

보름째 계속되는 농협물류 노사간 대립이 학교 급식 문제로 번질 전망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농협물류안성분회(분회장 박노식, 이하 안성분회)는 16일 오전 10시 NH 농협 본사 앞에서 ‘노조한다고 계약해지, 국민에겐 위험한 먹거리 공급 농협물류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박노식 안성분회장은 “우리가 화물연대의 문을 두드린 것은 직원들과 배차반장의 갑질과 인격모독, 보복배차를 못 견뎠기 때문”이라며 입을 열었다. 박 분회장은 “노조를 결성하고 상급단체로 화물연대를 선택했다는 이유로 4월 1일 새벽 안성물류센터의 문을 잠궜다”고 밝히며 “차량 입차는 ‘노조 탈퇴 및 단체행동 금지’의 확약서를 작성한 노동자에 한해 선별적으로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보름째 파업 중이라는 박노식 분회장은 발언 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농협물류측이 안성분회의 파업으로 물류량을 맞추기 위해 신선식품을 유해물질 운반차량을 동원해 배송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현복 안성분회 조합원은 “국민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협이 보건증과 냉장·냉동 장치가 없는 차량으로 식자재를 배송했다”고 밝혔다. 이어 “심지어 유해물질 운반차량으로까지 식자재를 배송하는 걸 보고 경악했다”며 “농협을 고발할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안성분회는 “이렇게 배송된 식자재가 유치원과 초등학교 급식 및 군부대, 가정의 식탁에 올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형규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농협물류가 대체 수송하면서 신선식품을 상온에 보관하고 일반차량으로 배송한 것은 식품위생법 7조 4항,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식품공전 위반에 해당한다”며 “식품위생법 71조 1항, 75조 1항과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에 따라 시정명령, 영업정지, 허가취소의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으며 식품위생법 95조 1항에 의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농협측은 “안성물류센터에서 냉장·냉동 차량이 아닌 일반 차량으로 식자재를 배송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또한 “안성분회의 파업으로 급식소 납품이나 군부대 납품이 어려워 지난 5일부터 센터를 분리해 철저히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급작스런 계약 종료에 관해서는 “이미 지난해 12월 초에 올 3월로 계약이 종료됨을 밝혔고, 노조의 요구사항에 대해 무리하지 않은 선에서 수용했다”며 “따라서 3월 20일에 계약 체결에 대해 회신을 요청했는데 기사들이 거절한 것”이라고 밝혔다.

오윤석 화물연대 수석부위원장과 이광재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장, 박노식 안성분회장이 김병원 농협 회장에 면담 요구서를 전달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
오윤석 화물연대 수석부위원장과 이광재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장, 박노식 안성분회장이 김병원 농협 회장에 면담 요구서를 전달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

한편 이날 기자회견이 종료된 후 오윤석 화물연대 수석부위원장과 이광재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장, 박노식 안성분회장은 김병원 농협 회장에게 면담 요구서를 전달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안성분회 화물 노동자들은 농협 본사 앞에서 김병원 농협 회장의 면담을 요구하는 농성을 지속하고 있으며 내일부터는 다시 전국 농협 물류센터로 이동해 규탄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