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한복판, 한낮 대규모 몸싸움
여의도 한복판, 한낮 대규모 몸싸움
  • 함지윤 기자
  • 승인 2008.07.28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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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둘러싸고 알리안츠생명노조와 용역업체 마찰
경찰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
ⓒ 이현석 기자

오늘 낮 1시경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알리안츠생명 본사 앞에서 파업중인 노조와 용역업체 직원들간의 격렬한 몸싸움이 있었다. 몸싸움 과정에서 10~15명의 조합원들이 눈 부위가 찢어지거나 다리에 금이 가는 등 큰 부상으로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실려가기도 했다.

오늘 사건은 지난 26일 토요일 새벽, 용역업체 직원들이 농성천막을 강제 철거한 것에서부터 발단됐다. 용역업체 직원들이 천막을 강제철거하자, 28일 오늘 새벽 4시경, 알리안츠생명노조는 천막이 있던 자리에 2개의 컨테이너를 설치했다.

한 조합원은 “새벽엔 서로 대치하면서 밀고 밀리는 정도였지, 크게 물리적 마찰은 없었다”고 전했다.

ⓒ 이현석 기자


새벽부터 조합원들과 용역업체 직원들 간 대치가 계속되는 가운데, 알리안츠생명노조는 11시 30분경엔 ‘알리안츠생명 파업 농성장 폭력침탈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알리안츠생명노조는 “그동안 노조는 사무실 점거, 격한 충돌 한 번 없이 대화로 문제를 풀고자 합법파업을 진행해 왔다”며 “그에 반해 회사측은 파업 시작부터 지금까지 사태해결보다는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는데 혈안이 돼 있다”고 주장했다.

ⓒ 이현석 기자


사태는 기자회견 후, 조합원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컨테이너 안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용역업체 직원들이 이를 막았기 때문이다. 2시간여에 걸쳐 몸싸움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부상자가 속출하기도 했다. 

ⓒ 이현석 기자
이 과정에서 현장에 있던 사진기자들도 부상을 당했다. 조합원들은 “새벽과 달리 용역직원들이 무릎과 주먹 등으로 공격했다”며 “누가 공격했는지 사진과 동영상을 확보해놨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광경을 경찰은 바라만 보고 있었다. 한 조합원은 “용역업체 직원들이 경찰들 사이를 비집고 나오는데도 경찰들은 가만히 있었다”고 토로했다.

알리안츠생명노조 곽경훈 대협부장은 “현재 부상자들을 통해 가해자를 확인하는 중”이라며 “가해자들을 경찰에 고소고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알리안츠생명노조와 용역업체 직원들은 경찰을 사이에 두고 알리안츠생명 본사 건물 안과 밖에서 대치중이다. 여전히 노동조합이 설치한 컨테이너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 앞으로 또다시 충돌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