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해요! 서른살 전교조
축하해요! 서른살 전교조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9.05.28 20:27
  • 수정 2019.06.07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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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쉼 없는 투쟁 ...앞으로도 멈추지 않겠다
법외노조 취소 위한 대정부투쟁 이어간다
ⓒ 김란영 기자 rykim@laborplus.co.kr
ⓒ 김란영 기자 rykim@laborplus.co.kr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 권정오, 이하 전교조)이 결성 30주년을 맞아 28일 기념식을 개최했다.

28일 오후 5시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역대 전교조 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김승환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전북교육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각 시·도교육감,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 나명주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전교조 전 조합원들과 유가족을 기리는 추모제와 결성 30년사를 축하하는 기념식으로 나눠 진행됐다.

권정오 위원장과 김현진 수석부위원장은 공동으로 축사의 말을 전했다. 두 사람은 그동안 전교조와 함께 해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면서도, 새로운 전교조 30년을 향한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두 사람은 “전교조를 지키고 성장시킨 것은 전교조에 대한 한없이 뜨거웠던 사랑과 희생이었다”며 “결성 초기에 해직 선생님을 지키기 위해 나선 제자들, 해직 교사의 생계를 책임져온 전국의 이름 모를 후원 교사들을 포함해 지금의 전교조를 키워내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두 사람은 “지난 30년 동안 전교조는 부당한 권력과 맞서 싸우면서 쉼 없이 투쟁하고 전진해왔다”며 “그것은 전교조가 노동조합의 생명인 자주성을 단 하루도 버리지 않았다는 의미기도 하다. 앞으로도 그 어떤 권력의 지배와 간섭에 굴하지 않고 참교육, 참세상을 향한 전진을 멈추지 않겠다. 새로운 30년 교육사를 쓰기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제28대 참교육상은 가수 정태춘(64) 씨와 ‘옛 전남도청복원대책위 농성장 오월어머니들’에게 돌아갔다. 전교조는 매년 참교육 민주화에 공로를 세운 개인과 단체 각 1팀에 참교육상을 시상하고 있다.

정현진 전교조 대변인은 “정태춘 선생님은 전교조가 1989년에 결성할 때부터 자비로 전교조 합법화 콘서트를 열었다. 그때부터 전교조와 인연이 돼왔다”고 밝혔다. 전남도청복원대책위 농성장 오월어머니들은 옛 전남도청 복원 투쟁과 5·18 역사 왜곡 처벌을 위한 국회 앞 농성, 전두환 구속 촉구를 위한 기습 시위 등 역사를 바로 잡기 위한 투쟁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어 전교조에서 25년 이상 근무해온 상근자 3명과 전교조 30주년 영상 공모전 등에 대한 수상식, 가수 정태춘 씨의 축하공연, 케이크 커팅식이 진행됐다.

결성 30주년을 기념하는 날인만큼 정부를 향한 날선 비판은 없었다. 다만, 내일(29일) 오전부터는 청와대 앞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다시금 법외노조 직권 취소를 요구하는 대정부 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내달 12일에는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전국교사결의대회가 열린다.

정부가 22일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인 ‘결사의 자유협약(87호, 98호)’, ‘강제노동 금지 협약(29호)’ 등을 선비준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밝히면서, 협약 비준과 동시에 전교조가 합법화될 가능성이 커졌지만 “정부가 직권으로 법외노조를 취소하지 않는 것은 정부가 책임을 회피하고 입법부와 사법부에 문제를 미루는 일과 마찬가지”라는 것이 전교조의 입장이다.

[미니 인터뷰] 전교조 근속 25년 상근자, 안순애 씨

-1994년부터 전교조에서 일해왔다고 들었다. 계기가 궁금하다.

대학생 때부터 전교조와 함께 해왔다. 사범대 부학생회장으로 임용고시 도입을 끝까지 반대한 사람 중 한 사람이었다. 전교조 결성 때도 참여했다. 당시엔 임용고시를 봐서 선생님이 된다는 것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전교조에서 일하는 것만으로도 교육운동 실천하는 것과는 마찬가지라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했다. 후회는 없다.

-힘든 것은 없었나.

별로 없었다. 다만, 전교조가 하는 일에 비해 늘 평가절하되고 왜곡된 시선이 안타깝다. 30년 전 외쳤던 구호, '참교육의 수원지 전교조를 사수하라'를 아직도 외치고 있다는데 서글픈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근속 25주년을 기념해 상을 받았다. 소감은?

늘 제대로 하고 있는지 반성하고 고민한다. 앞으로도 더 고민하고 노력하면서 열심히 실천하는 전교조 일꾼이 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