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미래와 일자리 창출, 교육훈련이 선도해야”
“다가올 미래와 일자리 창출, 교육훈련이 선도해야”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9.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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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주도 속에서 당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필요

[커버스토리] ⑨ 강순희 경기대학교 교수(일자리위원회 직능TF 위원장) 인터뷰

그 많던 배우고 싶은 마음은 누가 훔쳐갔나? 

노동자 교육훈련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노동자도 사용자도 말이다. 고용안정성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가 한꺼번에 잡힐 것 같기 때문이다. 정부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국가의 경쟁력이 당연히 올라가겠고, 고용안정성과 기업 경쟁력 강화는 곧 탄탄한 사회안전망 형성 효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손뼉이 서로 빗나가는 것 같다. 이러한 헛스윙에 배움에 대한 자발적 동기가 식어간다. 어떻게 이 손바닥들을 마주치게 할 수 있을까? 무엇이 부족하기에 중요한 교육훈련이 잘 안 되고 있는 것인지 들여다보려 한다. 함께 들여다 봐주시길 부탁드린다.

4차 산업혁명으로 명명되는 기술발전, 산업 패러다임 변화로 교육훈련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제 교육훈련은 산업인력 양성, 사회안전망이라는 기존의 역할에서 혁신성장과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인적기반 구축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등장과 함께 일자리 대체냐, 일자리 창출이냐를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도 이어지고 있는 지금, 교육훈련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현재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직능TF 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순희 경기대학교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강순희 경기대학교 교수
강순희 경기대학교 교수

-최근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기술의 변화, 산업 패러다임 변화가 나타나면서 이에 맞는 교육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목소리를 어떻게 보는가?

수요가 바뀌면 공급이 바뀌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최근의 변화를 4차 산업혁명이라고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우리 일터뿐만 아니라 일상까지도 그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교육훈련을 통해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 지식이 요구되고 있으며, 여기서 말하는 교육훈련에는 단순히 기술, 지식 습득만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사회가 변화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 변화에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 등의 내용도 들어간다.

-현재로서는 기술의 변화, 산업 패러다임 변화가 노동자의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는 측면이 강하다. 일자리 대체가 아닌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교육훈련의 역할은 무엇일까?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초기 논의 단계부터 일자리 대체와 일자리 소멸을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됐다. 물론 일자리 대체는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대체가 소멸은 아니다. 일자리 창출도 완전히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수도 있고, 기존의 일자리가 새로운 형태로 나타나거나 기존의 일자리들이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로 만들어질 수도 있다.

사라지는 일자리와 만들어지는 일자리 중에 어느 것이 더 많은지는 일자리의 기준, 분류 단위를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서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날 수 있어 한쪽에서는 일자리 소멸을, 한쪽에서는 일자리 창출을 이야기하고 있는 거다. 초기 단계인 현재는 ‘일자리가 없어지니까 내 말 잘 들어라’는 식으로 일자리 소멸이 강조되고 있는 것 같다.

일자리가 사라질 거라는 우려는 앞서 진행된 산업혁명 때도 늘 나왔던 이야기다. 근데 역사를 되돌아보면 일자리는 항상 늘어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기계가 인간을 대신한다고 하지만 결국은 인간이 주도하는 사회고, 인간이 생존하는 한 먹거리를 찾아왔다.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일자리가 초기, 중기 단계를 거쳐 계속 만들어질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교육훈련이 일자리 창출을 선도해야 한다. 어떤 일자리가 만들어지는지, 그 일자리가 어떤 기술과 지식을 요구하는지, 이를 어떻게 대비할지 등을 체계적인 교육훈련을 통해 찾아낼 수 있다. 교육훈련 방식도 강사의 말을 받아 적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식의 워크숍, 시범적 활동, 학습 조직 등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다가올 미래를 대응할 수 있는 교육훈련이 중요해지고 있는데, 이때 교육훈련의 주체는 누가 돼야 할까?

정부의 역할이 상당 부분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정부의 역할은 시장실패를 막는 거다. 기업 입장에서는 교육훈련이 중장기적으로 도움 되는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당장의 성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사회에 필요한 일이지만 시장에 맡겨서는 공급이 안 되기 때문에 시장실패를 막기 위해 상당 부분은 정부가 맡아야 한다.

근데 이를 정부에게만 맡겨버리면 문제가 발생한다. 지금 비판 받고 있는 ‘교육훈련과 현장과의 괴리’가 여기서 생기는 거다. 실제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교육훈련의 수료율, 고용유지율 등이 감소하고 있는 직접적인 원인은 우리나라 교육훈련이 정부에게만 기대고 있어서다.

정부가 시장실패를 막기 위해 교육훈련을 주도하는 것은 맞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당사자인 기업과 훈련생 개인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당사자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교육, 필요한 훈련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압박하는 쪽으로 변해야 한다.

기업은 미래를 대비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인재를 키울 수 있는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하라고 요구해야 하지만 인식 및 의지 부족으로 하지 않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기업의 경쟁력과 연결되는 지점이니까 강하게 나가야 한다.

훈련생 개인도 마찬가지다. 고민과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훈련생 개인이 자신한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훈련을 설계하고 집행하고 평가해야 하는데 ‘공짜로 하는 건데 취업이 바로 안 되더라도 이거나 배워볼까?’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거다. 사실은 정부에서 제공하는 교육훈련이 공짜가 아니다. 세금으로 낸 돈인데 이를 잘 활용해야겠다는 고민이 없는 거다.

나아가 이제는 노동조합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노동조합 입장에서 임금, 노동시간, 작업자 재배치처럼 눈앞에 보이는 과제는 아니지만 중장기적으로 살펴보면 기업과 노동자가 함께 클 수 있는 게 교육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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