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노동자들, “대리운전 산업 관련법, 5년 째 상임위도 못가”
대리운전노동자들, “대리운전 산업 관련법, 5년 째 상임위도 못가”
  • 최은혜 기자
  • 승인 2019.06.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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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 종사자만 전국 20만인데... 법·제도적 장치 없어
10일 오후,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이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증언대회를 열었다.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
10일 오후,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이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증언대회를 열었다. ⓒ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

밤을 낮처럼 사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대리운전노동자들이다. 이들이 생업을 위해 일어날 시간, 대리운전노동자들이 서울정부청사 앞에 모였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위원장 김주환, 이하 대리운전노조)은 10일 오후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대리운전 산업 관련법 제정을 촉구하는 증언대회를 열었다. 이날 증언대회에는 택배와 퀵서비스, 학습지노동자 등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되는 노동자들이 함께 자리했다.

15년 동안 대리운전노동자로 일하다가 최근 로지연합 소속 회사로부터 해고되고 카카오모빌리티로부터 보험인수를 거절당했다는 박구용 대리운전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업체별로 요금 차이가 나고 20년 동안 대리비는 점차 떨어졌다”며 “표준이 있고 관련 규정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없어서 이런 현실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구용 수석부위원장은 “규정이 없기 때문에 동료 기사나 손님하고 다툼이 벌어지는 것”이라며 “요금을 안 주려는 손님과 실랑이가 생겨도 경찰은 ‘법이 없다’고, 회사는 ‘배차로 끝났다’고 알아서 해결하라고만 한다”고 토로했다. 또한 “대리운전노동자의 권리와 업체, 손님과의 관계를 규정하는 관련법안을 5년 전 국회에 제출했지만 상임위 통과도 못하고 있다”며 “정부와 기관이 대리운전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으면 우리 힘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증언대회에 모인 대리운전노동자들은 “규정이 따로 없어 사소한 문제로도 업체가 락을 걸고 락이 풀리는 시기도 제각각”이라고 입을 모았다. 락이란 대리운전노동자가 고객 혹은 대리운전업체와 실랑이가 생길 경우 대리운전업체에서 대리운전노동자에 취하는 제재방식이다. 대리운전노동자가 락이 걸리면 해당 업체의 콜은 수행할 수 없다. 관련 규정이 없기 때문에 제재기간은 업체마다 다르다. 1개월로 짧게 끝날 수도 있지만 1년 넘게 일부 업체의 콜을 수행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수입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대리운전노동자들의 설명이다.

김주환 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은 “대리운전 종사자가 전국에서 20만이 넘고 이용자도 250만이 넘는 상황에서 대리운전을 정상화하고 제도화해야한다는 얘기는 전문가와 언론도 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책임져야 할 국토부가 여론에 눈 감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정위에서 특고지침에 대리운전노동자를 포함한다고 하고 금감원에서 대리운전노동자가 가입해야 하는 여러 종류의 보험을 단일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결론이 어떻게 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리운전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은 노동자의 생존권이자 시민의 안전”이라며 “정부와 국토부는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시민 안전, 대리운전노동자의 생존권, 업체와 프로그램사, 보험사의 횡포 끝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정부와 국토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지난 2007년, 공정위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를 위해 ‘특고 지침’을 제정했다. 그러나 지침 대상이 협소하고 신고사건이 노동법과 경합하는 경우 노동법을 우선 적용하도록 하는 규정으로 유명무실했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 3월 ‘2019년 주요업무 추진계획’ 발표를 통해 지침 대상에 대출모집인·신용카드모집인·대리운전기사·건설기계업 종사자 등을 추가하고 노동법 우선 적용 관련 규정을 수정 혹은 폐기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