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이직률, 병원 다른 직군 비해 두 배 높다
간호사 이직률, 병원 다른 직군 비해 두 배 높다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9.06.11 11:53
  • 수정 2019.06.18 15: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3년 저연차가 66.54% 차지...환자 안전과도 연결
보건의료노조, "이직률 낮추기 위한 대안 필요"

지난해 이직한 간호사 3명 중 2명이 입사 3년 이내의 연차가 낮은 간호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 이하 보건의료노조)은 지난해 36개 병원에서 일하던 간호사 1만 6,2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직률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간호사 이직률을 낮추기 위한 노사정 협의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조사 대상 간호사 중 15.55%(2,536명)가 지난해 이직했다. 이는 병원 내 다른 직군의 이직률(6.65%)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직한 간호사 3명 중 2명은 입사 3년 이내의 저연차 간호사였다. 이직한 간호사 중 1년차 신규간호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37%(942명)로 가장 높았고, 2년차, 3년차 간호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6.96%(430명), 12.42%(315명)였다. 전체 이직한 간호사 중 1~3년 저연차 간호사가 차지하는 비중(66.54%)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한편, 간호사 이직률이 가장 높은 병원은 을지대병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을지대병원은 지난해 10명 중 4명꼴로 간호사가 이직했다. 다음은 인천사랑병원(37.6%), 광명성애병원(30.98%), 홍성의료원(27.30%), 원진녹색병원(25%), 강동성심병원(24.10%) 순이었다.

‘태움’, ‘임신순번제’ 등 녹록치 않은 업무 환경으로 간호사들의 이직률이 높은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해 6월 보건의료노조가 발표한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에서도 간호사 10명 중 8명이 이직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간호사들이 꼽은 이직 고려 사유는 ‘열악한 근무조건과 노동강도(32.3%)’가 가장 높았다. 이어 ‘낮은 임금수준(18.1%)’, ‘태움 등 직장문화와 인간관계(13.1%)’ 순이었다.

보건의료노조는 "경력간호사 비율이 낮아짐에 따라 환자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규 간호사의 높은 이직률은 의료서비스의 질을 향상하는데 필요한 숙련에 장애가 되고, 연차가 높은 간호사들을 소진시켜 이들을 다시 이직으로 내모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나순자 위원장은 “신규간호사들이 제대로 훈련받을 기회도 부여받지 못한 채 열악한 의료현장에서 소진되어 떠나고 있다”며 “간호사의 이직률을 낮추기 위한 획기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나순자 위원장은 “2019년 산별중앙교섭에서 노사 정책TF(Task Force)를 구성하여 높은 이직률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며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가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노사정 정책협의에 적극 나설 것”을 제안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들의 이직률을 낮추기 위한 정책 대안으로 ▲공짜노동 근절과 시간외근무 줄이기 ▲신규간호사의 교육훈련기간 최소 3개월 보장 ▲신규간호사 교육전담간호사 확충 ▲장기근속과 숙련도 향상을 위한 적정보상제도 마련 ▲고용노동부의 청년내일채움공제제도에 의료기관 포함 ▲육아휴직 및 산전후휴가에 따른 상시적 결원인력을 모성정원으로 확보 등 5가지를 제안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 
2018년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 보건의료노조는 매년 보건의료노동자들의 노동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해오고 있다. 2018년 실태조사는 3월부터 4월까지 2개월에 걸쳐 전체 노동 조합 조합원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29,620명(응답률 52%)이 참여했다.
ⓒ보건의료노조. 2018년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