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23일차 이귀진 위원장, “국립생태원 무늬만 정규직 문제 해결하라”
단식 23일차 이귀진 위원장, “국립생태원 무늬만 정규직 문제 해결하라”
  • 박완순 기자
  • 승인 2019.06.13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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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태원노동자, “정규직 전환됐지만 임금삭감”
소관 정부 부처 나몰라라에 장기 파업과 단식농성
단식농성 23일차 이귀진 민주일반연맹 세종충남지역노조 공동위원장 ⓒ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단식농성 23일차 이귀진 민주일반연맹 세종충남지역노조 공동위원장. ⓒ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6월 13일로 단식 23일차인 이귀진 민주일반연맹 세종충남지역노조 공동위원장은 생수로 목을 축이며 기자회견 발언을 시작했다. 이귀진 공동위원장은 “정규직 전환 후 용역이었을 당시보다 임금이 삭감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원칙”이라고 호소했다.

현재 서천 소재 국립생태원노동자들은 파업한지 53일 째다. 전정호 민주일반연맹 세종충남지역노조 국립생태원지회장도 이귀진 공동위원장과 마찬가지로 단식농성 23일차다.

서천국립생태원은 환경부 산하 기관이다. 서천국립생태원노동자들은 생태원 내에서 미화, 시설관리, 경비, 교육, 안내를 맡고 있다. 이들은 작년 7월 1일 자로 용역계약에서 직고용으로 전환됐다.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비정규직 정규직전환 가이드라인에 의한 조치였다.

그러나, 정규직 전환 이후 임금이 삭감된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시간도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서천 국립생태원노동자는 “시설관리직과 경비직종의 경우 용역시절 보다 임금이 7~8% 삭감됐고, 경비직종은 노동시간이 212시간에서 236시간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근거하면 전환과정에서 용역시절보다 임금 및 근로조건이 저하되지 않고, 전환과정에서 용역업체에 지급하던 관리비·이윤·부가가치세 중 최소 10~15%를 전환되는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반드시 최우선적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원칙이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국립생태원지회의 자료에 따르면 국립생태원과 소관 부처인 환경부도 임금삭감 문제를 인정하고 문제 해결을 약속했지만 이내 태도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국립생태원지회는 “국립생태원과 환경부가 돌연 기재부에서 확정한 1.8% 범위를 넘어 인건비를 지출할 수 없다고 말했다”며 당시 상황을 밝혔다. 한편, 국립생태원노동자들이 기재부 관계자들을 만났지만 이렇다할 내용을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국립생태원지회는 대안으로 인건비가 부족하다면 사업비를 인건비로 집행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국립생태원은 사업비는 충분하지만 인건비로 집행은 불가하다는 입장이었는데, 국립생태원지회는 “사업비로 인건비를 초과 집행할 경우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심각한 페널티를 부과 받고 경영평가성과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런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했다.

국립생태원지회는 이날 기자회견이 끝나고 청와대 앞에 농성장을 마련했다. 이귀진 공동위원장이 단식농성을 이어간다. 이귀진 공동위원장은 “국립생태원, 환경부, 기재부 어디도 책임을지지 못하는 문제라면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만든 청와대가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청와대 앞 단식농성의 이유를 밝혔다.

한편, 국립생태원 측 관계자는 “생태원에서도 자체적으로 순수급여명세표를 비교하는 작업을 진행했는데 적게는 3만 원에서 많게는 7만 원 정도가 하락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노조는 복지 포인트와 통상임금 소급분, 경영평가성과금을 임금에 포함시키지 않고 비교해 큰 차이가 발생했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임금 삭감이 된 부분은 “연장근로를 하지 않아 초과급여가 지급되지 않았고, 부양가족에 따른 복지 포인트에서 차이가 발생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노조가 주장하고 있는 사업비 집행과 관련해서는 “지난 2017년 7월 정부합동으로 만든 정규직 전환 가이드에는 용역업체 사용으로 인해 발생한 절감 재원에 한해 처우개선으로 활용하라고 명시돼있다”며 “생태원은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사업비를 잠식해 이미 인건비를 보전해줬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앞에서 국립생태원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청와대 앞에서 국립생태원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