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완 선생님, 새 차 타고 이북 고향 가셔야죠?”
“백기완 선생님, 새 차 타고 이북 고향 가셔야죠?”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9.06.14 16:49
  • 수정 2019.06.14 16: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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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공공운수노조·현대차지부, 노동자들 십시일반 모아 백기완 소장에 차량기증
14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백기완 선생님, 새 차 타고 이북 고향 가셔야죠?’라는 이름으로 차량전달식이 진행됐다. 사진 왼쪽부터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 금속노조
14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백기완 선생님, 새 차 타고 이북 고향 가셔야죠?’라는 이름으로 차량전달식이 진행됐다. 사진 왼쪽부터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 금속노조

금속노조와 공공운수노조,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가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에게 소나타 차량을 기증했다.

금속노조와 공공운수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14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금속노조 4층 회의실에서 ‘백기완 선생님, 새 차 타고 이북고향 가셔야죠?’라는 이름으로 차량전달식을 진행했다.

이날 차량전달식에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 노동·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참석했다.

백 소장이 차량 문제로 이동에 곤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세 조직은 자발적으로 뜻을 모아 차량을 마련했다.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여전히 노동자, 민중이 투쟁하는 현장에 함께하고 있는 백 소장의 열정에 감사의 뜻을 전하는 의미의 차량기증이다. 이날 기증된 소나타 차량은 백 소장의 발이 되어 노동자와 민중이 투쟁하는 곳으로 백 소장을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백 소장은 “고마워서 목이 메여 말이 나오지 않는다. 이렇게 노동자들의 주머니를 털어 자동차를 마련해준다고 해서 앉아서 받을 수 없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서 “돈이 아닌 사람이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드는 게 통일이다. 수명이 다되어 죽을 땐 죽더라도 사람이 주인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힘쓰겠다”며 “오늘 받은 자동차로 다니기가 쉬워졌다. 노동해방 세상을 만드는 데 끝까지 힘쓸 작정이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단위노조가 아닌 여러 단위의 활동가들이 십시일반 모아 차를 준비했다”며 “노동자가 피땀 흘려 만든 차를 노동자 민중의 마음을 다독이는 어른에게 기증하기 때문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도 “이 차로 노동자들 곁에 더 편하게 오실 수 있었으면 한다”며 “백기완 선생님이 오래오래 건강하고 힘찬 모습으로 함께 계셨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금속노조와 현대자동차지부의 차량 기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백 소장의 활동을 돕기 위해 지난 2013년 노사협상으로 조성한 사회연대기금 10억 원 중 일부를 활용해 말리부 차량을 기증한 바 있다.

이번 소나타 차량기증은 한국지엠지부가 기증한 말리부 차량이 노후화돼 안전의 우려가 생기자 노동자들이 다시 한 번 힘을 모은 결과물이다. <관련기사 : 지엠지부, 백기완 고문에게 차 기증>

지난 2010년에는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가 전태일재단에 업무용 승합차를 기증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 전태일, 노동자의 가슴에 다시 태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