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집배원 '또' 사망... '예견된 인재(人災)'
40대 집배원 '또' 사망... '예견된 인재(人災)'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9.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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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된 지 1년만인 19일 오전 자택서 숨진 채로 발견
ⓒ 김란영 기자 rykim@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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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집배원들이 과로사를 막기 위한 인력 증원과 주5일제 시행(토요일 배달 폐지)을 요구하며 내달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19일 새벽 충남 당진 우체국 집배원 강 모 씨(49)가 ‘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우정노동조합(위원장 이동호, 이하 우정노조)은 고(故) 강 집배원이 오늘 아침 9시 30분 경 자택 화장실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며 현재 경찰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료 집배원이 출근하지 않은 고 강 집배원이 걱정돼 자택을 방문했지만, 이미 강 씨는 사망한 상태였다.

우정노조는 “올 3월 말에 나온 건강검진 결과에서 강 집배원은 특이 소견 없이 건강한 상태였다”며 "이번 사고가 ‘예견된 인재(人災)’”라는 입장이다.

우정노조에 따르면 故 강 집배원은 지난 2014년 11월부터 비정규직 집배원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공무원 전환 시험을 거쳐 7월 1일 우정서기보(9급 집배공무원)로 임용됐다.

이동호 위원장은 “강 집배원이 일하던 충남 당진이 회사와 아파트가 많아 배달 물량이 많은 지역인 것으로 안다”며 “평상시에 건강하셨던 분이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것은 과로사가 아니겠느냐”고 추정했다.

집배원들의 연간 노동시간은 2017년 기준 2,745시간으로, 2016년 전체 임금노동자 평균(2052시간)보다 693시간 길다. 하루 8시간 노동을 기준으로 연평균 87일을 더 일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설과 추석, 선거 등 물량이 증가하는 시기에는 노동시간은 주당 70시간 가까이 늘어난다.

이에 우정노조는 집배원 인력 증원과 주5일제 시행을 요구했고, 우정사업본부(본부장 강성주, 이하 우본)는 적자로 인해 모두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우정노조는 지난 4월부터 계속된 교섭 결렬로 이달 11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하고 다음달 9일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한편, 이동호 위원장은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의 발언으로 우본과의 합의가 어려워진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동호 위원장은 "우본과 대도시 지역은 토요일 배달을 유지하는 대신 인력을 증원하고, 농어촌 지역은 인력 증원 없이 토요일 배달을 폐지해서 우체국 집배원들의 노동 강도를 낮추면서도 이를 위한 우본의 재정 부담을 줄이는 방식으로 교섭을 진행하고 있던 중에 윤 경제수석이 어제(18일) 노사와 동석한 자리에서 '농어촌 지역도 토요일 배달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동호 위원장은 “토요일 택배 배달은 민간 택배 회사에서도 할 수 있다"며 "농어촌 지역의 집배원 인력은 증원하지 않으면서 토요일 배달만 계속 시행하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라고 비판했다. 우정노조에 따르면 전체 택배 시장에서 우체국 택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8%정도다. 우체국은 토요일에 택배 업무만 하고 있다.

이동호 위원장은 “우정사업본부가 인력을 늘리든 토요일 배달을 폐지하든 집배원 노동 시간을 줄이기 위해 노동조합과 합의한 사항을 지켜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총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故 강 집배원의 사망원인이 심정지 등 과로사로 밝혀지면 올해 과로 및 돌연사로 사망한 집배원 수는 9명으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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