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도 '스쿨 미투' 확산 적극 지지
선생님들도 '스쿨 미투' 확산 적극 지지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9.06.20 14:50
  • 수정 2019.06.20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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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교사 1,239명 대상
스쿨 미투 교사의식 조사 결과 발표
ⓒ참여와혁신 DB
ⓒ 참여와혁신 DB

학생들이 주도한 스쿨 미투 확산에 90%가 넘는 교사들이 공감과 지지의 뜻을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 권정오, 이하 전교조)이 19일 발표한 ‘스쿨 미투에 대한 교사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사 대부분이 스쿨 미투가 “학교 민주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93.5%)이라며 “학생인권운동으로 지지한다”(95.7%), “교사로서 성찰의 계기가 됐다”(96.2%)고 밝히는 등 긍정적으로 인식했다. 반면, “교권 침해의 우려가 높다”, “수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응답은 각각 24.8%, 31.8%에 그쳤다.

전교조 여성위원회와 참교육연구소는 지난 5월 15일부터 24일까지 열흘간 전국 유·초·중·고 교사를 대상으로 SNS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는 교사 1,239명이 참여했다. 스쿨 미투에 대한 교사 인식 조사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사들은 스쿨 미투의 원인으로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젠더 불평등과 비민주적인 학교 문화를 지목했다. 교사 대부분은 “우리 사회의 젠더 불평등으로 인한 차별과 폭력이 학교 안에서도 만연해 있기 때문”(85.5%)에 스쿨 미투가 발생하고 있다고 봤다. “비민주적으로 운영되는 학교”(81.6%), “학생과 교사의 불평등한 관계”(69.7%), “성폭력을 은폐하거나 가해자의 입장에 더 공감하는 등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하고 있는 학교”(69.7% )등도 주요한 원인으로 꼽았다. 다만, “일상적인 수업에서 교육과정과 교수방법이 성차별적이고 불평등해서”는 “아니”(44.7%)라는 응답이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교사들은 스쿨 미투 대책으로 제시된 “피해 학생의 진실과 배상에 대한 권리보장”(97.9%), “사립학교법 개정”(96.8%), 전문성 있는 상담 인력 양성과 배치”(94.5%), “차별금지법 제정”(93.9%), “신속하고 정확한 성폭력 실태 전수조사”(92.8%), “교사 양성·임용·연수의 대대적인 혁신”(91.0%), “학교 페미니즘 교육 활성화와 의무화”(90.2%), “학생인권법 및 학생인권조례 재·개정”(88.0%) 등에 적극적인 동의 의사를 밝혔다.

한편, “스쿨 미투가 제기한 문제들이 잘 해결되고 있다”는 응답에는 11.4%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교육부가 발표한 스쿨 미투 대책에 대해서도  “모른다”거나 “실효성이 없다”고 답한 교사가 64.8%에 달했다.

전교조는 “교사들이 인식하고 있는 스쿨 미투의 의의에 반해 그에 따른 결과가 학교 현장을 변화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교육부가 스쿨 미투의 성격과 원인, 대책 등에 대한 학생과 교사, 학부모,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종합적이고 다각적인 대책을 원점부터 다시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학생들의 전국적인 페미니즘 운동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정부에 "종합적인 스쿨 미투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번 설문으로 국내 스쿨 미투의 확산 정도를 유추해볼 수도 있다. “학교에서 소속 교사의 성차별, 성희롱, 성폭력에 대한 학생들의 공론화나 관련 움직임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교사는 5명 중 1명꼴(17.5%)이었다.

다만, 이번 조사가 표본 추출 방식으로 진행된 것은 아니어서 전체 교사들의 의식을 정확히 반영했다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