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적ㆍ공익적 교육기관 역할 제대로 할 것”
“중립적ㆍ공익적 교육기관 역할 제대로 할 것”
  • 하승립 기자
  • 승인 2008.07.3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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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관계 경쟁력 강화 위해선 제대로 된 노동교육 필요
한국노동교육원 남석현 원장
ⓒ 이현석 기자 hslee@laborplus.co.kr

온라인 기사 안내
<참여와혁신>은 그간 지면의 제약 때문에 축약되었던 인터뷰의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하기 위해 '온라인 인터뷰'를 별도로 싣습니다. 온라인 인터뷰에서는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남석현 전 근로복지공단 기획이사가 한국노동교육원 신임 원장에 취임했다. 남석현 원장은 68년 재경직 9급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노동부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노동 행정 전문가이다.

현재 한국노동교육원은 공공기관 구조개편 과정에서 그 역할을 두고 논란이 이는 등 위기에 놓인 동시에, 공무원 노사관계의 본격화로 공공부문 노동교육의 필요성이 증대되는 기회를 맞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신임 남석현 원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 원장은 노동교육 중심 기관으로서의 경쟁력에 상당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뛰어난 맨파워 엮어낼 관리자 역할 필요

- 아직 취임 1주일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원장에 취임한 소회를 한 마디 들려주신다면.

“와서 보니 교육기관이니까 맨파워가 상당히 뛰어나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명감과 열정, 자질을 가진 구성원들의 맨파워를 하나로 엮어내는 관리자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 업무 파악을 하고 계실텐데, 한국노동교육원의 그간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한국노동교육원은 1990년 한국노동교육원법에 의거 노사정이 공동 출연하여 출범한 기관입니다. 그간 한국노동교육원은 각종 노동교육을 실시해 지난해 말 현재 100만 명의 수료생을 배출했습니다. 한국노동교육원은 노사 당사자, 그리고 일반국민들에게 협력적 노사관계와 올바른 노동가치관 형성을 위한 교육을 통해 우리나라 노사관계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자부합니다.

특히 공공부문 노사관계 안정과 비정규직 근로자 및 외국인근로자 등 취약계층의 권리보호에 기여했습니다. 더불어 각급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은 예비근로자들의 바람직한 노동가치관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고 봅니다.

최근 3년간 한국노동교육원의 교육을 수료한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분석해 봤더니 73.9%가 한국노동교육원의 교육사업이 우리나라 노사관계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더불어 정부지원 하의 공익적 노동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무려 90.3%가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한국노동교육원의 사회적 위상과 역할을 증명하는 대목입니다.”

- 그렇다면 한국노동교육원의 사업과제와 개선방안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한국노동교육원은 노사정간 균형감 있는 교육으로 중립적 입장을 더욱 견지해 나갈 것입니다. 이론과 지식보다는 산업현장에서 부딪히는 현실적인 문제들에 관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기법이나 노사 당사자들의 태도와 스킬향상 등 실용적 교육에 초점을 둘 필요가 다분히 있습니다.

또한 사이버 시대에 부응하는 교육, 즉 인터넷 노동교육을 강화해서 국민고객들이 전국 어디에서나 양질의 교육을 받아 훌륭한 조직구성원 및 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노동정책과 노사관계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 교재 등을 개발․보급해 민간부분의 노동교육을 선도하는 센터로서의 기능을 다해 나갈 계획입니다.

더불어 다양한 교육과정을 조정하여 선택과 집중을 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인적․물적 자원과 기반이 취약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현장밀착형 교육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공무원 등 공공부문과 취약계층에 대한 교육도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 이현석 기자 hslee@laborplus.co.kr

정부 재정 지원 없이도 독자적 경쟁력 갖고 있다

- 한국노동교육원을 둘러싼 환경들을 어떻게 보시는지, 또 그 극복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한국노동교육원에게는 많은 기회요인이 있다고 자부합니다. 여전히 노사관계의 안정과 바람직한 발전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큰 상황입니다.

첫째, 새 정부 노동정책의 최우선 과제는 ‘노사관계의 선진화’입니다. 새 정부는 법과 원칙에 입각한 협력적 노사관계의 확대를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노사관계의 구성원들이 노사관계에 대한 제도뿐 아니라 특성, 협력방안 등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서 실현될 수 있습니다. 그러한 과제는 중립적이고 공신력과 전문성을 갖춘 노동교육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입니다.

둘째, 공무원노조 조직 확대와 공공부문 구조조정 등으로 노사관계의 불안요인이 확대되는 것도 한국노동교육원으로서는 기회요인이 될 것입니다. 공공부문은 노사관계 특성상 사측과 중간관리자에 대한 지속적인 노동관련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셋째, 비정규직, 외국인근로자 등 노동법의 보호를 필요로 하면서 노사관계의 틀에 새롭게 들어오는 계층이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기존에도 한국노동교육원의 교육 대상이었지만 앞으로 더욱 확대하여 명실상부한 노동교육의 중심 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한국노동교육원에게도 위협요인이 없진 않습니다. 우선 민간부문간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입니다. 노사발전재단의 역할 중 상당부분이 교육원과 중복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지역노사민정협의체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규모가 크고 지불능력이 있는 대기업 등은 접근성이 용이하고 교육시설이 우수한 민간교육시설을 선호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한국노동교육원은 19년의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노동교육 중심기관으로서 보다 경쟁력을 갖추어 나가 고객들로부터 사랑받는 기관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한국노동교육원은 그만한 인재풀과 역량,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 지금 얘기하셨지만 노사발전재단과 사업 부문이 상당히 겹치기도 하고, 또 노동연구원과의 통합도 오래 전부터 거론돼 왔습니다. 이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조직의 설립 목적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서로 호혜의 원칙에서 일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노동교육원은 중립적, 공익적 기관입니다. 공공은 물론 민간 부문에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은 내부적 인적 자원을 활용하거나 외부 전문기관의 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영세한 중소기업 등과 같은, 하기는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그런 능력도 없는, 취약한 쪽에 대해서는 누군가가 그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이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노동교육원은 정부의 재정 지원 없이도 독자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노사발전재단도 경쟁력을 갖춘다면 노동교육원과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노동교육원은 공익적 노동교육기관인데, 공익노동교육은 왜 중요하다고 보시는지요.

“1980~1990년대를 거치며 우리나라 노사관계는 많은 발전을 해 왔고, 산업현장에서는 민주적이고 협력적인 상생의 노사관계가 어느 정도 정착했다고 봅니다. 그러나 아직도 불안한 노사관계가 견실한 경제성장과 우리사회의 선진화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스위스 IMD(국제경영개발원)의 조사결과 조대상국 중 우리나라 노사관계 경쟁력은 최근 수년간 최하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노사관계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노사관계에 대한 바른 이해와 문제해결능력, 건전한 노동가치관 등이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중립적이고 공신력 있는 노동교육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특히 민간부문 중 인적자원 및 재정적 자원의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대한 노동교육과, 최근 노조조직화가 확대되고 있는 공무원과 공기업 등 공공부문 노사관계의 안정을 위해 집중적인 교육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서만이 성숙한 노사관계와 바람직한 직업윤리를 수행하기 위한 노동가치관 형성이 가능할 것입니다.

앞서도 설명드린 바와 같이 최근 3년간 한국노동교육원의 교육을 수료한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분석 결과 정부지원 하의 공익적 노동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무려 90.3%가 필요하다고 답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공익노동교육은 앞으로도 더욱 확대 강화되어야 할 사회적 과제입니다.”

ⓒ 이현석 기자 hslee@laborplus.co.kr


부드러운 리더십 필요한 때

- 지금 노동교육원은 책임자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을 평가해 보신다면.

“흔히들 리더들에게는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카리스마는 유연성이 없고 구성원들을 무조건 복종토록 하여 변화와 혁신을 더 어렵게 한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부드러운 리더십’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조직원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조직은 창의력이 더욱 많이 발휘되고 외부환경의 변화에 더욱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판단해 보건데, 저는 혼자 무엇을 결정하기 보다는 문제제기를 통해 함께 해법을 찾아가는 스타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해법을 찾기 어려우면 가장 합리적인 것을 선택합니다. 저는 부드러운 리더십을 발휘하는 스타일입니다.”

- 부임 전에 근로복지공단 기획이사로 계셨습니다. 그곳 노동조합에서는 남 원장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습니다. 어떤 점이 이런 평가로 이어졌다고 보시는지.

“글쎄요, 저도 왜 그런 지 잘 모르겠습니다. (웃음) 노사관계의 본질이 다른 게 아니라 일상생활의 여러 관계, 예를 들면 친구 관계나 동료 관계 등과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좋은 관계를 만들려면 상대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배려해야 하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신뢰가 쌓이는 겁니다. 이런 신뢰가 좋은 관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좌우명이나 삶의 철학이 있으신가요.

“‘어려울 때일수록 원칙과 기본에 충실하자’는 것이 저의 좌우명입니다. 모든 문제의 근원은 기본을 소홀히 하고 원칙을 안 지키는 데서 발생합니다. 일견, 적당한 편법이 빠른 길 같아 보이지만 가장 빠르고 확실한 길은 원칙을 지키는 것입니다. 쉬운 것 같지만 쉽지 않은 것이 원칙을 지키는 일입니다. 그러나 어려운 만큼 이를 지켜내면 아주 편리해 집니다.”

동북아 노동교육 중심센터로 발돋움

- 앞으로 한국노동교육원의 장기 비전은 어떻게 만들어갈 생각이신지.

“한국노동교육원은 단지 하나의 노동교육기관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노동교육을 총괄하는 센터이고 앞으로도 그러한 위상을 한층 확대해야 합니다. 교육전문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 노동교육 관련 각종 DB의 통합 및 축적, 교육전문인력 양성 및 교육기법의 개발 및 보급 등을 통해 한국 노동교육 관련 기관의 중심체로 육성해 나가겠습니다.

그간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Know-How)를 활용해 후발 개도국에 전수하는 사업도 확대하고, 나아가 동북아 노동교육 중심센터로도 발돋움 할 것입니다.”

- 끝으로 한국노동교육원의 경영혁신을 위해 어떤 계획과 포부를 갖고 계신지요.

“저는 고객중심의 경영, 인간중심의 경영체제로 한국노동교육원의 체질을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우선,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 것입니다. 고품질의 교육 서비스 제공을 통해 고객만족 경영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산업현장의 니즈에 부응하는 다양한 노동교육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민고객들로부터 꼭 필요하다고 인정받는 교육기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현장에 밀착한 문제해결 기법 중심의 맞춤형 교육을 진행해 나가겠습니다.

한국노동교육원 남석현 원장(59)
▲ 1968 중앙노동위원회 사무국
1999 경인지방노동청장
2004 노동부 공보관
2004 근로복지공단 기획이사
둘째, 양질의 교수진을 확보하고 능력개발을 적극 지원하겠으며 헌신적인 교육 진행 스탭진의 확보․유지를 위해 역시 직원들의 능력개발에 힘을 쏟아 붓겠습니다. 셋째, 교육시설의 문제점과 접근성을 극복하고, 사이버 노동교육과 찾아가는 교육서비스 제공을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넷째, 쾌적한 교육환경과 현대화된 시설을 조성하겠습니다. 동시통역, 좌담교육 등 최신의 교육환경과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다섯째, 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사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근속보다는 성과중심의 평가보상제도를 마련하고 개인별 성과관리제도도 도입하겠습니다. 그래서 조직을 위해 열심히 일한 사람이 우대받는 조직풍토를 조성하겠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투명하고 공정한 내부관리 시스템을 도입할 것입니다. 여섯째, 모범적 노사관계 정착에도 역점을 둘 것입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력적 노사관계를 만들어 공공기관의 모범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