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레미콘노동자들이 서울로 온 이유는?
울산 레미콘노동자들이 서울로 온 이유는?
  • 박완순 기자
  • 승인 2019.07.03 19:40
  • 수정 2019.07.03 1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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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운송료 5,000원 인상 요구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집단 계약 해지
규탄 대회 이후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로 결합
최영빈 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 레미콘지회장 ⓒ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최영빈 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 레미콘지회장. ⓒ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최영빈 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 레미콘지회장은 6월 말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그와 같은 일을 하던 울산 레미콘 노동자 400명도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그들은 계약 해지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3일 울산 레미콘노동자들은 서울로 올라와 한라엔컴 본사와 쌍용양회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쌍용양회 본사가 있는 을지로에서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최영빈 지회장을 만났다.

계약 해지 사유는 무엇인가?

운송료 인상을 요구했다. 적정운송료에 달하기 위해서다. 5,000원 인상이다. 4만 5,000원에서 5만 원으로. 회사가 안 된다하더라. 임금 동결이 회사의 입장이었다. 임금 동결을 반대했다. 그랬더니 회사가 임금 동결에 동의한 사람만 계약하겠다고 했다. 계약하지 않았고 일자리를 잃었다. 400명 모두 동일한 사유다.

회사의 임금 동결 주장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울산 건설경기가 악화돼 임금 동결을 할 수밖에 없다고 레미콘 제조사들이 말한다. 진짜 이유가 아니라고 본다. 대기업들의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최저 낙찰제로 인한 레미콘 제조사들의 출혈 경쟁이 너무 심하다. 이런 구조에서 회사가 가장 쉽게 손 댈 수 있는 건 레미콘노동자들의 운송비이다. 구조적 문제는 제기하지 못하면서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다.

한라엔컴 본사와 쌍용양회 본사가 있는 서울로 온 이유는?

계약 해지 통보 받은 400명 중에 한라엔컴, 쌍용양회와 계약을 맺었던 노동자들이 울산에서 현장 소장에게 부당함을 말했다. 그런데 현장 소장은 자기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했다. 권한과 책임이 있는 서울 본사로 찾아간 것이다. 본사가 답해야 한다.

울산 레미콘노동자들의 향후 계획은?

건설사 출혈 경쟁, 단가 후려치기 문제를 해결하라고 할 것이다. 우리의 요구안인 5,000원 인상 협상에 응하라고 싸울 것이다.

오늘 집회가 끝나고 공공부문 비정규노동자 총파업 대회에 간다고 했는데?

연대하러 간다. 지금 모인 인원이 비록 400명이지만 같이 힘내고, 같이 한 목소리를 내러 가는 것이다. 레미콘노동자들은 특수고용노동자다. 1년에 한 번씩 계약한다. 항상 계약 해지 가능성이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와 같은 것이다. 기간제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계약을 또 맺는다. 같은 처지다. 연대해야 한다.

한편, 쌍용양회는 <참여와혁신>과 통화에서 “건설경기가 악화돼 매출이 감소하는 것이 사실이고 그로 인해 레미콘 운전 횟수도 줄어들고 울산지역은 재작년에 3,000원, 작년에는 2,000원을 올렸는데 올해 5,000원 인상을 요구한다”며 인상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는 전체적인 레미콘 업계의 상황”이라고도 전했다.

ⓒ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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