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으로 사행시를? 3등 실력이 이 정도!
최저임금으로 사행시를? 3등 실력이 이 정도!
  • 정다솜 기자
  • 승인 2019.07.04 16:31
  • 수정 2019.07.04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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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노조, 총파업 3~5일
최저임금 인상 등을 통한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차별 해소 요구
'2019 전국여성노동자총궐기대회' © 전국여성노동조합
‘2019 전국여성노동자총궐기대회’ © 전국여성노동조합

: 최저임금 제대로 올려주세요 
: 저축 좀 하고 살게요 
: 임대료는 내려주세요
: 금쪽같은 우리 애기들 하고 살게요

- 3등 여성노조 서울지부 서강대AS관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

: 최고로 일한다  
: 저 바닥에서 일한다
: 임금도 바닥이다 
: 금만하자~~

- 3등 여성노조 경기지부 비정규직 학교급식노동자 김정희

: 최소한의 우리가 누릴 수 있는 
: 저만의 행복이 아닌 우리들의 행복을 위해 
: 임금인상 꼭 이루도록 
: 금년에는 우리 모두 쟁취합시다!!!

- 1등 여성노조 경남지부 비정규직 학교급식노동자 권순이


전국 학교비정규직 여성노동자 1,500여 명이 어제(3일) 서울역 광장에 모여 ‘최저임금’으로 사행시를 지었다. 

이들이 속한 전국여성노동조합(나지현 위원장, 이하 여성노조)이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서 개최한 ‘2019 전국여성노동자 총궐기대회’에서였다. 총궐기대회를 시작으로 여성노조는 ‘민주노총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공동파업’에 동참하며 사흘간 총파업에 들어갔다. 

이날 모인 학교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은 ‘여성’과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 해소를 요구하며 그 방법 중 하나로 최저임금 인상을 제시했다. 그 이유는 이날 일정에 포함된 ‘최저임금 사행시 시상식’의 수상작에서 알 수 있다.

최저임금 사행시 시상식 © 전국여성노동조합
최저임금 사행시 시상식 © 전국여성노동조합

수상한 사행시에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간절함이 공통적으로 담겨있다.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은 곧 임금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여성노동자 중 비정규직은 약 절반(50.7%)이며 이들의 월 평균 임금은 134만 원이었다. 지난해 최저임금은 157만 원이다.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여성노동자의 비율은 21.8%로 남성(10.5%)의 두 배다. 여성노동자 5명 중 1명이 임금 최저선도 보장받지 못하는 셈이다. 

여성노조는 “여성노동자의 노동은 싸구려 노동이 아니다”라며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은 함께 일하는 정규직의 60%밖에 안 된다. 노동 현장에 뿌리 깊은 정규직 차별, 여성노동자 차별에 대해 저항하겠다”라고 총파업 결의를 밝혔다. 

반면 같은 날 오후 5시에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8차 전원회의에서는 사용자위원들이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4.2% 낮출 것을 요구했다. 올해보다 350원 삭감된 시급 8,000원을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한 것이다. 경영계는 “전반적인 기업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특히 중소·영세기업, 소상공인의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저임금 삭감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여성노조는 성명서를 내 “사실상 최저임금은 여성의 임금이며 여성노동자들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라며 “최저임금 노동자들은 여전히 팍팍한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삭감안을 철회시키고 최저임금 1만 원을 달성하여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켜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저임금위원회에게 최저임금 삭감이 아닌 인상을 위한 논의를 촉구한 것이다. 

오늘로 총파업 이틀째를 맞은 여성노조는 학교비정규직 노조의 연합체인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와 함께 전국 지역별로 파업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지는 투쟁계획은 총파업이 끝나는 내일(5일) 오후에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