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를 치우는 거지, 저희가 쓰레기는 아니지 않습니까?”
“쓰레기를 치우는 거지, 저희가 쓰레기는 아니지 않습니까?”
  • 임동우 기자
  • 승인 2019.07.04 20:29
  • 수정 2019.07.04 20: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조, “청소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해 직고용 해야”
노동부, “하반기 노동현장 기획 감독 강화”
4일 코엑스 컨퍼런스 센터에서 한국노총과 연합노련이 '환경미화원 건강권 확보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세미나'를 열었다. ⓒ임동우기자 dwlim@laborplus.co.kr
4일 코엑스 컨퍼런스 센터에서 한국노총과 연합노련이 '환경미화원 건강권 확보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세미나'를 열었다.
ⓒ 임동우 기자 dwlim@laborplus.co.kr

발제를 맡은 최서연 한서대 보건학부 교수는 SBS 뉴스스토리 214회의 한 장면을 소개했다. 해당 장면은 청소노동자가 “쓰레기 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우리가 쓰레기는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말하는 장면이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김주영, 이하 한국노총)과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위원장 이대규, 연합노련)은 4일 코엑스 컨퍼런스센터에서 ‘환경미화원 건강권 확보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는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함께 지킬 안전, 모두가 누릴 권리’라는 주제로 ‘2019 산업안전보건 강조주간 안전보건 세미나’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황준영 연합노련 전국자치단체노동조합 환경분과위원회 의장은 “연합노련 소속 1만 4천 명의 청소노동자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최일선에서 이른 새벽이나 밤늦은 시간에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지만 교통사고나 근골격계 질환 등 열악한 환경에 노출돼있다”며 “정부는 이제라도 적극적으로 환경미화원 업무에 대한 지속적인 실태 파악을 통해 업무환경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고, 더 이상 청소노동자들의 생명이 위협받지 않는 사회가 되도록 강화된 안전수치를 마련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는 최서연 한서대 보건학부 교수의 발제와 강석화 대전도시공사환경노조 위원장, 장경술 인천지역환경분과협의회 의장, 김남진 고용노동부 사무관, 김지수 환경부 사무관, 배치우 대한안전협회 본부장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최서연 한서대학교 보건학부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임동우 기자 dwlim@laborplus.co.kr
최서연 한서대학교 보건학부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 임동우 기자 dwlim@laborplus.co.kr

안전보건 관리 위한 기본 지침과 법령 마련이 우선

발제를 맡은 최서연 한서대 보건학부 교수는 “전국의 환경미화원은 43,490명이고 그중 직고용은 18,992명, 민간위탁은 24,398명”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3년간 재해자가 1,822명에 달하고, 사망자가 18명인데 그 중 직고용은 2명, 민간위탁은 16명”이라며 민간위탁 청소노동자의 재해률이 높다고 밝혔다.

또한 “1일 평균 작업 시간은 6시간 미만의 경우가 9.9%, 8시간 미만이 32.1%, 8시간 48.5%, 8시간 초과가 9.6%로 나타나 6~8시간을 근무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며 “8시간 미만 작업에 직고용은 50.5%, 민간위탁은 36.9%로 나타났으며, 8시간 초과 작업의 경우 민간위탁에서만 15.1%로 나타나 업무량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청소노동자들이 경험한 사고 유형에 대해 베임이나 찔림은 49.2%, 근골격계 통증은 28.8% 등으로 나타났다”며 청소노동자의 노동조건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임동우 기자 dwlim@laborplus.co.kr
ⓒ임동우 기자 dwlim@laborplus.co.kr

정부, “청소노동자 노동환경 개선 위해 노력할 것”

발제 후 진행된 토론에서 강석화 위원장은 “현실적으로 지방 청소노동자의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3인 1조 근무가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 이라며 “제도적으로 보았을 때 직고용이 답”이라는 강조했다. 장경술 의장은 “청소노동자들이 유해요인에 심각하게 노출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대책으로 “유해성에 대해 상황에 따른 실태조사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수 환경부 사무관은 “위험에 노출된 청소노동자의 업무환경 개선을 위해 한국형 청소차 보급에 힘쓰고 있다”고 했으나 직고용과 관련해서는 “환경부에서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남진 고용노동부 사무관 역시 “올해 하반기에 환경미화원 작업장에 대한 기획 감독이 예정됐다”며 “유해인자가 적절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중점적으로 확인하겠다”며 청소노동자들의 요구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대전도시공사환경노조 조합원이라고 밝힌 한 청중은 “청소노동자들이 가장 오염된 걸 많이 접하는데, 10명이 샤워기 1개로 씻는 상황”이라며 “환경부에서 샤워장이라도 잘 구비될 수 있도록 개선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 사안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