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한국, ILO 협약 비준 노력 부족”...전문가 패널 소집 요청
EU “한국, ILO 협약 비준 노력 부족”...전문가 패널 소집 요청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9.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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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FTA 상대국 중 전문가 패널 요청은 처음
ⓒ 김란영 기자 rykim@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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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한국의 한국-EU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여부를 가릴 ‘전문가 패널 소집’을 요청했다. 한국이 한국-EU FTA 조항 중 하나인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에 대한 노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EU가 노동 기준 위반을 이유로 전문가 패널 소집을 요청한 것은 FTA를 체결한 70여 개 국 중에 처음이다. 전문가 패널 소집은 분쟁 해결 절차의 마지막 단계로, 패널들은 한국의 FTA 위반 여부를 따지게 된다. 한국-EU FTA 위반 시 직접적인 제재 규정은 없지만 EU가 비관세 무역제재를 가하거나 국제 사회에서 노동후진국으로 낙인 찍힐 우려가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4일 “EU 집행위원회는 오늘 우리 정부에 한국-EU FTA의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장(章)’에 따라 전문가 패널 소집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EU가 전문가 패널 소집을 공식 요청한 이유는 한국-EU FTA상 노동조항, 즉 ILO 핵심협약 비준 노력 등에 대한 우리나라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장은 상대국이 지켜야 할 노동 분야의 의무 중 하나로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력을 규정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1991년 ILO 정식 회원국이 됐지만 아직까지도 핵심협약 8개 중 ‘결사의 자유에 관한 협약(제87호·제98호)’과 ‘강제노동 금지에 관한 협약(제29호, 제105호)’ 등 4개를 비준하지 않아 노동계의 비판을 받아왔다.

EU도 한국-EU FTA가 발효되던 2011년부터 한국 정부에 ILO 핵심 협약 미비준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17일 ILO 핵심 협약 비준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불충분하다고 판단하고, 분쟁 해결 절차의 첫 단계인 정부 간 협의를 서면 요청했다. 한국과 EU는 올해 1월 21일부터 2달 여간 협의를 진행했지만 성과 없이 끝이 났다.

대통령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서도 관련 논의를 진행한 바 있지만 노사 양측의 입창이 팽팽히 갈려 끝내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에 정부가 나서 지난 5월 22일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오는 9월 열릴 정기국회에 비준 동의안과 정부 입법안을 동시에 제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ILO 핵심협약 비준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 통과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 지배적인 전망이다. ILO 핵심협약 비준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이기도 하다. 

고용노동부는 “정부는 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비준 절차를 진행해왔으나 EU는 우리 정부의 입장 발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국회에서의 처리 여부가 정치적으로 불확실하다고 판단해 정부간 협의의 다음단계인 전문가 패널 소집을 공식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요청에 따라 앞으로 2개월 안에 전문가 패널(3명)이 구성된다. 전문가 패널은 90일 동안 정부, 국제기구, 시민사회 자문단 등으로부터 의견을 청취권고 권고사항을 담은 보고서를 양측 정부에 제출하도록 돼있다. 이후 권고에 대한 이행은 양측 정부 담당국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정부 간 협의체인 무역과 지속가능발전위원회에서 점검한다.

고용부는 “EU가 제기한 쟁점에 대해 전문가 패널이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우리 정부의 입장을 상세히 설명함과 동시에 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법 개정 등을 위한 국내 절차를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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