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영의 아메리카노] 한계를 단정 짓는 당신에게 건네는 조언
[강은영의 아메리카노] 한계를 단정 짓는 당신에게 건네는 조언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9.07.05 14:01
  • 수정 2019.07.05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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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하지만 씁쓸한 아메리카노 한 잔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몇 학번이세요?)” 대학생활 중 악명이 높다는 조별과제를 시작할 때 처음 만난 조원들에게 했던 첫 번째 질문입니다. 이름과 함께 물어보는 상대의 나이. 당신의 나이가 몇 살인지, 혹은 몇 학번인지에 따라 이번에 내가 하게 될 과제의 난이도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학교생활에 대한 경험이 적다면, 아무래도 이번 과제를 수월하게 수행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반면, 학번이 높다면 조별과제를 해 본 경험도 있고 교수님의 스타일도 알고 있을 테니 조금 더 효율적으로 과제를 진행할 수 있을 테지요.

부끄러운 고백을 하자면, 당시에 저는 나이에 따라 상대방을 결정 지으려 했습니다. 이런 저의 편견은 오래지 않아 깨졌습니다.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은 나이로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회에 나오니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라는 질문은 더욱 많아졌습니다. 나이에 따라 그에 대해 가늠해보려는 것이지요. 하지만, 나이를 알았다는 사실만으로 당신은 상대방에 대해 얼마나 알게 됐나요? 그 사람을 알 수 있는 척도는 나이만이 아닙니다. 생각지도 못한 기발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 뱅크일 수도 있고 조용히 사람들의 마음을 품어낼 수 있는 깊은 심성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나이’라는 선입견에 갇혀 그의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그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가려진다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사실, 누군가의 신상을 알기 위해서는 이름 다음으로 물을 만한 내용이 나이밖에 없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한계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tvN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서는 주인공이 근무하는 회사에서 상대방의 직급이 무엇인지에 상관없이 영어이름을 부르고 반말이 아닌 존댓말로 대화를 합니다.

팀장인 ‘타미’에게 팀원인 ‘알렉스’가 “타미, 그건 아닌 것 같은데요”라며 자연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말합니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 속에서 유연한 사고와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 모습은 대부분의 회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닙니다.

혹시, 당신은 상대방의 나이로 그 사람을 한정 짓지 않았나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면면을 제대로 보지 못 하고 지나가지는 않았나요?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게 될 때 상대방의 나이보다는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