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은 가능하다. 안전배달료 도입하자.”
연꽃은 흙탕물에서도 피어난다. 배달업계 노동자의 열악한 실태를 개선할 ‘상생의 표준’이 생겼다. 오늘(9시) 오후 2시 라이더유니온(위원장 박정훈)과 배달은형제들(대표 박명성)의 단체협약 조인식이 열렸다.
이들을 합의로 이끈 건 아이러니하게도 ‘배달업계의 열악한 현실’ 때문이었다. 배달은형제들 박명성 대표는 지난 4월 1일 배달대행 플랫폼 회사인 부릉에서 부당한 처우를 당했다. 부릉이 일방적으로 건당 배달수수료를 500원 깎은 것이다.
김달호 배달은형제들 직원은 “2~3시간 더 일해야지 이전만큼의 돈을 벌 수 있는 정도”라며, “업계 경쟁이 과열되자 일방적으로 배달료를 삭감했다”고 밝혔다.
이에 박 대표와 몇몇 배달노동자는 부릉 측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오히려 해고를 당했다. 김 씨는 “대형플랫폼의 자만”이라며, “자신들이 물량이 많으니 라이더를 만만하게 보고 해고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배달노동자의 부당한 처우를 막아 보자는 취지로 배달은형제들이 만들어졌다.
박정훈 위원장은 “기업들이 규제 해제를 요구하고 있지만 배달업계에서는 해제할 규제가 하나도 없다”며, “20조 규모의 업계에서 아무런 보호조치가 없는 것은 아주 심각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이번 조인식 결과가 완벽하지는 않다. 그래도 하나의 진전”이라며, “오늘은 민간이 시작했지만 내일은 정부와 큰 업체들이 참여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조인식은 표준계약서 작성식과 더불어 노사공동 호소문 낭독 이후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