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라이더여, 노조하라! … 배달업계 최초 단체협약 조인식
전국의 라이더여, 노조하라! … 배달업계 최초 단체협약 조인식
  • 손광모 기자
  • 승인 2019.07.09 18:54
  • 수정 2019.07.09 1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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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라이더유니온-배달은형제들 단체협약 조인식 열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과 박명성 배달은형제들 대표가 단체협약서를 들고 있다 ⓒ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과 박명성 배달은형제들 대표가 단체협약서를 들고 있다. ⓒ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상생은 가능하다. 안전배달료 도입하자.”

연꽃은 흙탕물에서도 피어난다. 배달업계 노동자의 열악한 실태를 개선할 ‘상생의 표준’이 생겼다. 오늘(9시) 오후 2시 라이더유니온(위원장 박정훈)과 배달은형제들(대표 박명성)의 단체협약 조인식이 열렸다. 

이들을 합의로 이끈 건 아이러니하게도 ‘배달업계의 열악한 현실’ 때문이었다. 배달은형제들 박명성 대표는 지난 4월 1일 배달대행 플랫폼 회사인 부릉에서 부당한 처우를 당했다. 부릉이 일방적으로 건당 배달수수료를 500원 깎은 것이다.

김달호 배달은형제들 직원은 “2~3시간 더 일해야지 이전만큼의 돈을 벌 수 있는 정도”라며, “업계 경쟁이 과열되자 일방적으로 배달료를 삭감했다”고 밝혔다.

이에 박 대표와 몇몇 배달노동자는 부릉 측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오히려 해고를 당했다. 김 씨는 “대형플랫폼의 자만”이라며, “자신들이 물량이 많으니 라이더를 만만하게 보고 해고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배달노동자의 부당한 처우를 막아 보자는 취지로 배달은형제들이 만들어졌다.   

단체협약조인식 현장 ⓒ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단체협약조인식 현장. ⓒ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박정훈 위원장은 “기업들이 규제 해제를 요구하고 있지만 배달업계에서는 해제할 규제가 하나도 없다”며, “20조 규모의 업계에서 아무런 보호조치가 없는 것은 아주 심각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이번 조인식 결과가 완벽하지는 않다. 그래도 하나의 진전”이라며, “오늘은 민간이 시작했지만 내일은 정부와 큰 업체들이 참여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조인식은 표준계약서 작성식과 더불어 노사공동 호소문 낭독 이후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