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연맹을 중심으로 투쟁해 기재부의 태산 같은 벽 넘어보자”
“공공연맹을 중심으로 투쟁해 기재부의 태산 같은 벽 넘어보자”
  • 최은혜 기자
  • 승인 2019.07.10 18:19
  • 수정 2019.07.1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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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노총 공대위 3차 집회
공공연맹, “올 가을 공공노동자 투쟁 선봉에 설 것”
10일, 공공연맹이 기재부 앞에서 ‘공공연맹 대정부 투쟁 선포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 손광모기자 gmson@laborplus.co.kr
10일, 공공연맹이 기재부 앞에서 ‘공공연맹 대정부 투쟁 선포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 손광모기자 gmson@laborplus.co.kr

비가 내리는 세종시의 기획재정부 앞에 2,000여 명의 공공노동자들이 모였다. 직무성과급제 도입 중단과 임금피크제 폐기, 공무직 처우 개선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한국노총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위원장 황병관, 이하 공공연맹)은 10일 세종시 기획재정부(장관 홍남기, 이하 기재부) 앞에서 ‘공공연맹 대정부 투쟁 선포 결의대회’를 열어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이하 양대노총 공대위)의 제3차 연속집회를 이어갔다. 장마의 영향으로 세종시에는 비가 내렸지만 공공노동자들의 투쟁 의지는 더 강고했다.

황병관 공공연맹 위원장은 “오늘 내리는 비는 공공노동자의 눈물”이라며 “기재부는 자기들의 생각과 공식대로 공공노동자의 임금을 주무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느 직무가 비싼 직무고 어느 직무가 싼 직무냐”며 “기재부는 직무를 어떻게 분리해 국민에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재부가 직무성과급제를 밀어붙인다면 평화적인 투쟁은 없을 것”이라며 “올 가을 공공노동자 투쟁에 공공연맹이 선봉에 서겠다”고 밝혔다.

한진미 국가보훈처공무직노조 위원장은 “누군가의 노동은 싸구려로, 누군가의 노동은 고급진 노동으로 기재부가 앞장서서 차별을 만들고 있다”며 “직무성과급제를 도입하면 노동 3권은 무용지물”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10년이 넘게 공무직들은 최저임금을 받아왔다”며 “공무직은 이미 직무성과급제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또한 “더 이상 공무직을 유령으로, 직제에 없는 그림자 노동으로 취급하면 안 된다”며 “공공연맹을 중심으로 투쟁해 기재부의 태산 같은 벽을 넘어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현준 LH한국토지주택공사노조 위원장은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때 정부가 청년실업을 해결한다고 했지만 청년실업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며 “임금피크제에 들어간 선배들은 보직이 없고 후배들은 선배들의 업무를 메우느라 세대간 갈등만 증폭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허진영 한국건설관리공사노조 위원장 역시 “임금피크제로 인해 선배들의 임금이 10~20% 삭감돼 노동자들이 버티지 못하고 있다”며 “이직이 발생하고 조직간, 세대간 갈등으로 인해 조직 와해가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현수막을 찢는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 최은혜기자 ehchoi@laborplus.co.kr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현수막을 찢는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 최은혜기자 ehchoi@laborplus.co.kr

공공연맹은 이날 공공연맹의 3대 문제점이 적힌 현수막을 찢는 상징의식으로 집회를 마무리했다. 공공연맹에 따르면 양대노총 공대위는 9월 말경 전국 공공노동자 투쟁을 기획하고 있다.

한편 기재부는 줄곧 “정부는 공공기관의 특성을 반영해 노사 합의와 자율로 단계적이고 점진적으로 공공기관의 직무성과급제 도입을 추진 중”이라는 입장을 유지했으나 지난 3일 발표한 '2019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경제·사회 전반에 동일노동 동일임금 확산을 위해 내부 공감대가 형성된 공공기관부터 임금체계 개편을 우선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노사협의를 거쳐 직무중심의 보수체계를 도입·발전시킨 기관에 대해서는 경영상의 인센티브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양대노총 공대위와 갈등을 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