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전기노동자들, “8월 28일부터 전봇대 안 오른다”
비정규직 전기노동자들, “8월 28일부터 전봇대 안 오른다”
  • 박완순 기자
  • 승인 2019.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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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8일부터 무기한 파업 돌입 예고...정년 연장, 배전예산 확대 등 요구
ⓒ 건설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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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노동자 4천5백여 명이 오는 8월 28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전기노동자들은 22,900볼트가 흐르는 고압을 다루며 각 가정과 공장에 전기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들은 한국전력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2년에 한 번 한국전력이 협력업체를 입낙찰하고, 이후 협력업체에 고용된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전기분과위원회(분과위원장 김인호)는 10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비정규직 전기노동자들의 파업 취지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인호 전기분과위원장은 “정부와 한국전력에 수년 동안 요구했음에도 2년에 한 번씩 떠도는 노동자들의 처지가 개선되지 않아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감전이라는 재해에도 인원은 점차 축소되고 젊은 사람들이 기술을 배워 현장에 와야 하는데 정부와 한전은 숙련공 양성도 못한다”고 토로했다.

또한, “전국의 80~90%가 불법하도급을 하고 있는데, 정부는 이를 눈 감고 있고 노동자들과 면담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정규직이며 불법하도급 시스템에 놓인 전기노동자들의 고용 불안과 현장 안전 문제로 인해 숙련공 양성에도 차질이 있다는 뜻이다.

발언을 이어 받은 이정열 대전충청세종전기지부장은 “9개월 교육만으로 현장에 내보내는 지금 제도 속에서 관할 지부의 젊은 전기노동자가 감전사고를 당했다”며 “현재 교육 시스템의 이론교육만으로는 현장의 위험도를 알려주지 않기에, 실질적으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기술을 가르쳐주는 것이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건설노조 전기분과위원회는 ▲정년 65세 연장 ▲배전예산 확대 2가지를 주요 사안으로 요구했다. 전기분과위원회는 정년 연장에 대해 대법원이 육체노동자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늘렸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더불어 배전 현장의 만성적 문제인 숙련공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인력 양성 체계를 재정립하기 위해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건설노조 전기분과위원회는 4월부터 진행한 설문 조사(전기노동자 576명 대상)를 통해 배전 예산 확대 필요성도 주장했다. 설문 조사에서 ‘전봇대가 부러지거나 전선이 끊어질 위기에 놓인 배전 현장이 절반 가량’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작년부터 올해까지 배전 선로 유지보수 공사 건수가 줄었다는 응답이 98.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배전 현장의 안전문제가 심각한데, 전기노동자의 안전 문제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한전이 배전 예산을 늘려야 배전 점검에 필요한 충분한 인력 확충이 가능하며 노후화된 배전 선로를 수리할 수 있다는 것이 전기분과위원회의 설명이다.

향후 건설노조는 오는 8월 28일부터 30일까지 청와대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 건설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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