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첫 날, 국가보훈처에서 직장 갑질?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첫 날, 국가보훈처에서 직장 갑질?
  • 최은혜 기자
  • 승인 2019.07.16
  • 댓글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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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북부보훈지청, 전치 한 달 진단서에 일주일 병가 승인 논란
노조 공론화에 “중단 시 병가 승인” 회유 정황... 충북북부청, “사실과 달라”

16일부터 근로기준법 제76조 2항과 3항, 일명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됨에 따라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런데 ‘국가를 위한 헌신을 잊지 않고 보답하는 나라’를 표방하는 국가보훈처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빈번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16일 한국노총 공공연맹 국가보훈처공무직노동조합(위원장 한진미, 이하 보훈처노조)은 “국가보훈처 충북북부보훈지청에서 갑질을 일삼고 있다”고 호소했다. 최근 퇴행성 관절염 진단을 받은 보훈섬김이 A씨가 전치 한 달의 진단서를 제출하자 담당자 B씨가 ‘진단서를 신뢰할 수 없으니 병가는 일주일만 승인하겠다’고 통보했다는 것이 보훈처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지난 2017년부터 보훈서비스에 국가유공자의 집 대청소가 포함됐다”며 “대청소 등 재가가사노동으로 인한 근골격계 질환이 급증했고 A씨 역시 그래서 진단서를 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담당자 B씨의 통보로 15일부터 병가승인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 병가승인 요청 공문 발송, 국가보훈처본부 보고 등 다양하게 부당함을 알렸다”며 “15일 저녁 담당자가 ‘모든 행위를 중단하면 병가를 승인해주겠다’고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병가는 시혜적인 허가가 아니라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라며 “이런 인식은 노동자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국가보훈처가 보훈섬김이에 대한 감시적 근태관리가 심각하다”며 “국가유공자의 댁에 있는 케어일지를 출근보고하는 정각에 찍어서 보고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심지어 “지난 겨울에는 눈이 많이 와 국가유공자 어르신께서 충북북부지청 소속 보훈섬김이에게 고립되기 전에 어서 돌아가라고 한 경우가 있었다”며 “그때 충북북부지청 담당자가 어르신께 훈계까지 한 일도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해 10월,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보훈섬김이의 업무보고가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지만 오히려 국정감사 이후 감시적 근태관리가 심해졌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국가보훈처의 보훈섬김 정책이 10년 전과 다를 바가 없다”며 “노조에서 치매와 관련한 자격증 교육을 요구하거나 관련한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개발하지만 국가보훈처는 이 부분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다”고 비판했다.

병가승인과 관련해 충북북부지청의 B씨는 “노조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병가를 제출했기에 ‘일주일을 먼저 쉬어보고 호전돼서 복귀할 수 있으면 하고, 호전이 안 되면 병가를 연장하자’고 제안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현재 A씨의 병가는 한 달로 승인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가보훈처는 근태관리 부분에 대해서는 "보훈섬김이는 일 평균 3명의 대상자에 재가복지서비스를 제공하며 1일 6회의 출퇴근 보고를 하고 있다"며 "현재 시스템을 시범운영 중이며 시스템 기능개선 및 노사공동협의체 운영을 통해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책 미진 등에 대해서는 "유사서비스 분석과 전문가 자문, 현장 의견 수렴 등을 통해 정책수립에 반영하고자 한다"며 "담당 공무원과 복지인력에 직무 교육 확대를 통해 서비스 만족도 제고를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