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봉제 적용 받는 기간제 교사들...승급은 계약할 때만
호봉제 적용 받는 기간제 교사들...승급은 계약할 때만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9.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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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도 부당하다는데 인사혁신처에선 감감 무소식
23일 오전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기간제교사특별위원회, 기간제교사 정규직화를 지지하는 공동대책위원회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른 기간제 교사의 차별을 시정할 것을 촉구했다. ⓒ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
23일 오전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기간제교사특별위원회, 기간제교사 정규직화를 지지하는 공동대책위원회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공무원 보수규정'에 따른 기간제 교사의 차별을 시정할 것을 촉구했다. ⓒ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

기간제 교사는 1급 정교사 자격증을 따도 임금이 오르지 않는다. 경력이 쌓여도 마찬가지다. 기간제 교사라면 ‘어쩔 수가 없다.’ 법적으로 기간제 교사의 봉급이 고정급으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 보수규정』은 교사의 봉급표 서식인 [별표 11] 비고란에서 ‘기간제 교원에게는 제8조(초임호봉의 획정)에 따라 산정된 호봉의 봉급을 지급하되, 고정급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1982년 12월 당시 정부가 법령을 전부 개정해 직종별 공무원의 보수 규정 및 봉급표 등을 통합·정비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당시 정부는 교사의 호봉에 따른 임금을 규정하면서도 정규 교사와 기간제 교사의 전신인 임시 교사를 다르게 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기간제 교사는 지난 38년 동안 정규 교사와 똑같이 호봉제 적용을 받으면서도 승급은 (재)계약으로만 가능했다. 기간제 교사가 계약을 체결한 뒤에 경력을 1년 더 채우거나 자격증을 취득해도 다음 계약 전까지는 계약 당시의 봉급 그대로를 받아야 한다. 정규 교사는 정기 승급일인 매달 1일을 기준으로 승급에 필요한 자격이 충족되는 즉시 승급된다. 정규 교사와 다르게 기간제 교사의 승급 시점이 ‘다음 계약일’로 ‘유예’되고 있는 셈이다. 기간제 교사들이 일반적으로 6개월 또는 1년에 한 번 씩 재계약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11개월까지 경력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기간제 교사들은 “명백한 차별일 뿐만 아니라 부당한 임금삭감”이라고 비판한다. 23일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위원장 박혜성, 이하 기간제교사노조)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기간제교사특별위원회와 기간제 교사 정규직화를 지지하는 공동대책위와 함께 세종시 인사혁신처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무원 보수규정의 ‘비고란’ 삭제를 촉구한 이유다.

교육부도 현행법이 기간제 교사들에게 부당하다고 인정했다. 교육부는 지난 2017년 하반기부터 기간제 교사와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운영해 온 ‘기간제 교원 운영 개선 협의회’에서 비고란의 ‘고정급’ 문구를 삭제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올해 초엔 이러한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인사혁신처에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사혁신처에서는 예산 문제를 들면서 시간을 끌고 있다”는 것이 기간제교사노조 측의 주장이다.

박혜성 기간제교사노조 위원장은 “인사혁신처가 교육부와 기획재정부와 논의하겠다고 막연하게 말할 뿐 언제까지, 어떻게 개정 절차를 밟아야 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리어 박혜성 위원장은 “인사혁신처로부터 ‘38년 동안 지속되어 왔기 때문에 유지하는 것이다’, ‘성과급 등은 교육부 소관이다’ 등의 무책임한 발언을 들었다”고 말했다.

기간제교사노조 등은 “지난 5일 기간제 교사에 대한 차별 시정 안건으로 인사혁신처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사실상 면담을 거절당했다”고 전하면서 “인사혁신처장이 면담 요청을 받아들이고 기간제 교사에 대한 보수 차별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고 개정 절차를 밟아 올해 안에 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기간제 교사 5명을 대리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한 조민지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도 “호봉제도는 순수하게 재직기간에 따라 차등을 두는 것으로 임용의 경로나 임용기간에 따라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공무원 보수규정의 주무 부서인 인사혁신처는 차별을 애써 정당화하려 하기보다는, 뒤늦었지만 이제라도 기간제 교원에 대한 호봉승급 제한 규정인 이 비고란을 삭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전국의 기간제 교사는 4만 9,996명. 이는 정규 교사의 약 10% 수준이다.

"기간제 교사들은 고용불안과 온갖 차별 속에서도 ‘나도 교사다’라는 자부심으로 학생들에게 최선을 다하며 교사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차별로 인해 고통 당하며 자존감에 상처를 입는다." (23일 공동기자회견문 중)

이날 기간제교사노조 등은 정근수당과 맞춤형 복지제도, 퇴직금 산정, 성과상여금 등에서의 정규직 교사와의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을 함께 요구하기도 했다.

『공무원보수규정』 [별표 11] 비고란에선 기간제 교사의 봉급을 고정급으로 제한하고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공무원보수규정』 [별표 11] 비고란에선 기간제 교사의 봉급을 고정급으로 제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