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파업 36일째… 평행선 달리는 일진다이아몬드 노사
전면파업 36일째… 평행선 달리는 일진다이아몬드 노사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9.07.31 15:11
  • 수정 2019.07.3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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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일진다이아몬드, 일진그룹 본사 앞에서 대표자 면담 및 집중교섭 촉구

일진다이아몬드 노동자들의 무기한 전면파업이 오늘로 36일차에 들어갔지만, 회사와 노조 양측 입장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31일 금속노조 일진다이아몬드지회(지회장 홍재준, 이하 지회)는 30일 열린 24차 교섭이 아무런 진전 없이 끝났다고 밝혔다. 지회는 “사측 교섭위원들이 일주일 만에 24차 교섭에 참석했지만 제시안 없이 자리만 지켰다”고 설명했다.

일진다이아몬드 노사는 지난 2월 7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 들어갔지만, 노사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6개월 가까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회는 사측의 불성실한 교섭 태도를 비판하며 지난 6월 26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들어갔고, 회사는 지난 24일부터 무기한 휴무에 들어갔다. 노조의 전면파업은 오늘로 36일째, 회사의 휴무는 오늘로 8일째를 맞았다.

지회는 “교섭에 참석하는 사측 교섭위원들에게 권한도 능력도 의지도 없으니 실제 권한을 가지고 있는 임원급을 만나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지회는 지난 24일 일진그룹에 공문을 보내 대표자 면담을 요구했으나, 회사는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해 사과와 재발방지 ▲교섭석상에서 폭언 등 존중하지 않는 행위 재발방지 ▲쟁의행위 중단 및 업무 복귀 ▲성실 조업 및 사규 준수 등 네 가지를 면담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지회는 사실상 회사가 면담을 거부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지회는 31일 서울 마포구 일진그룹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 일진그룹 본사와의 면담과 집중교섭을 요구했다. 지회는 “회사가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성실히 교섭에 임하는 것이 지금 상황을 해결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며 “회사는 노조파괴, 노조 무력화의 뜻을 버리고 노조와 공존하는 방안을 마련해야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지난 24일 금속노조 일진다이아몬드지회가 일진그룹에 보낸 면담 요청서. ⓒ 금속노조 일진다이아몬드지회
지난 24일 금속노조 일진다이아몬드지회가 일진그룹에 보낸 면담 요청서. ⓒ 금속노조 일진다이아몬드지회

한편, 일진다이아몬드는 1988년 설립된 공업용 다이아몬드 생산 공장으로, 충북 음성과 경기도 안산에 공장이 위치하고 있다.

일진다이아몬드 노동자들은 2015년부터 2018까지 회사가 상여금 600% 중 400%를 기본급에 포함시키는 방법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시키자 지난해 12월 29일 노조를 설립했다. 임성우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교육선전부장은 “회사가 최저임금 인상에 대비한 꼼수로 상여금을 기본급에 포함시키면서 사실상 2015년부터 임금이 동결된 상태”라며 “이러다가 남은 상여금 200%까지 기본급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위협을 느끼고 지난해 노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