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영의 아메리카노] 당신의 리틀 포레스트
[강은영의 아메리카노] 당신의 리틀 포레스트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9.08.14 09:46
  • 수정 2019.08.14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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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하지만 씁쓸한 아메리카노 한 잔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이번 여름휴가의 목적은 단 하나였습니다. 업무에서 벗어나 나만의 시간에 집중하는 것. 그래서 일주일 정도의 시간동안 나 자신에만 집중했냐고 묻는다면 ‘반절의 성공과 반절의 실패’였습니다.

핸드폰을 울리는 메일과 연락에서 벗어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반절의 실패’였습니다. 하지만, 원하는 목적지에 도착해 가만히 앉아 감상을 느낄 수 있는 시간들이 많아 ‘반절의 성공’을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이상 세상을 보는 눈과 귀를 포기할 수 없었나 봅니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있음에도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궁금하고 확인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본능처럼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감포의 문무대왕릉이었습니다. 도착하기 전까지 뜨거운 땡볕 아래 10분을 넘게 걸어갔기 때문에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땀줄기로 인해 무척 힘들었지만, 눈앞에 펼쳐진 시원한 바다를 보니 고생한 보람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둥근 자갈 위에 앉아 가만히 바다를 바라보니 시원한 바닷바람과 철썩하는 파도소리가 그 동안 가지고 있던 모든 고민들을 가져가 주었습니다. 그 곳에서는 온전히 나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배우 김태리 주연의 ‘리틀 포레스트’라는 영화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잔잔한 여운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영화 개봉과 함께 배우 김태리의 인터뷰를 인상 깊게 본 것이 이 영화를 봐야겠다는 결정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였습니다.

일반적인 영화처럼 극적인 요소나 진한 로맨스는 없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간 듯 편안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빌딩 숲 속이 우거진 도심에서 벗어나 ‘쉼표’를 만난 것 같았습니다.

영화를 본 후 많은 사람들은 자신만의 ‘리틀 포레스트’는 무엇인지 고민 했습니다. 과중한 업무와 반복된 일상 속에서 잠시동안의 쉼과 함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말입니다.

그 ‘리틀 포레스트’ 속에서 안정을 얻고 또 다시 반복될 일상을 버텨낼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여러분의 ‘리틀 포레스트’는 무엇인가요?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면, 이번 기회에 한 번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지루하게만 느껴지는 일상 속에서 활력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나도 나만의 작은 숲을 찾아봐야겠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