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까지 일주일, 여전히 돌파구 안 보이는 국립대병원
파업까지 일주일, 여전히 돌파구 안 보이는 국립대병원
  • 손광모 기자
  • 승인 2019.08.14 15:34
  • 수정 2019.08.14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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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주재로 11개 국립대병원 집단 협의했으나 … ‘자회사 방식’ 고수
공공운수노조, 보건의료노조, 민주일반연맹 3개 노동조합 22일 총파업 예고
8월 14일 낮 12시 30분 서울대병원 본관 앞 기자회견 현장.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8월 14일 낮 12시 30분 서울대병원 본관 앞 기자회견 현장.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국립대병원 간접고용 노동자들과 자회사 전환을 방침을 고수하는 국립대병원의 갈등이 깊어져만 가고 있다. 교육부의 중재로 국립대병원 11곳이 모여 집단협의를 가졌으나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논의가 제자리걸음인 가운데, 노동조합이 예고했던 파업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본부장 현정희)는 13일 ‘자회사 전환 고집으로 간접고용 정규직 전환 통합협의 파탄 낸 국립대병원 사측을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교육부는 지난 7월 22일부터 25일까지 12개 국립대병원을 대상으로 ‘파견 용역직 정규직 전환과 관련 집단협의’의 참여의사를 물었다. 11개 국립대병원이 참석의사를 밝혀 교육부 주재로 7월 31일부터 집단협의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직접고용 방식의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30일째 단식 중이던 정재범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산대병원지부장이 7월 26일 단식농성을 해제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립대병원 통합 집단협의가 8월 12일 전체회의를 끝으로 아무런 성과없이 중단되자 사태해결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비판이 나왔다. 의료연대본부는 “국립대병원 사측은 ‘자회사 전환도 열어두고 논의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 안전과 직결된 일부 업무만 직접고용 할 수 있다’며 기관별 협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입장만 되풀이”했다며, “노동조합은 예고된 공동파업 전까지 합의를 이루기 위해 신속한 논의를 요구했지만, 사측은 회의 주기를 주1회로 국한하는 등 의지가 없음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국립대병원은 2017년 7월 20일 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의 1단계 사업장이다. 하지만 정규직 전환 실적은 2019년 7월 24일 기준으로 전체 5,223명 중 292명으로 약 5.59%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14일 서울대병원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은철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지부장(오른쪽 끝).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진기영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수석부위원장은 14일 낮 12시 30분 서울대병원 본관에서 열린 ‘김연수 병원장 규탄 및 8월 22일 총파업 돌입!'이라는 기자회견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사업장에 대한 임금비교표를 국책기관에서 발표했는데, 교육기관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의 임금이 가장 낮았다. 이는 정규직 전환이 자회사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라며, “정규직 전환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이 실제로는 자회사를 거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임금과 처우를 받도록 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은 회견문에서 “하청노동자들이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고 제대로 된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직접고용 정규직이 되어야 한다”며, “만약 병원이 계속 책임회피와 시간끌기로 일관한다면 3개 산별연맹(공공운수노조, 보건의료노조, 민주일반연맹)은 총파업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대병원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직접고용 방식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지난 5월 7일부터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천막농성을 진행 중에 있다. 오늘로 100일째에 접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