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잘못이 아니야” … 김용균특조위 22개 권고안 발표
“너의 잘못이 아니야” … 김용균특조위 22개 권고안 발표
  • 손광모 기자
  • 승인 2019.0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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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주화와 민영화에 따라 생겨난 ‘안전 공백’ 고스란히 노동자에게
노동자 개인에게 위험과 책임을 전가하는 '원하청 구조'가 잘못
김용균특조위, 권고안 실질적 이행 위해 이행점검위원회 설치 권고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8월 19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진상조사결과를 설명하는 권영국 김용균특조위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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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노동자에게 위험을 전가했던 구조가 원인입니다. 노동자에게 위험을 전체적으로 전가했던 구조는 외주화와 민간개방이라는 정책입니다. 정부와 발전사의 방침이 뒤에 구조적으로 놓여있던 거죠. 권한 있는 발전 원청사는 나의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책임 없다고 합니다. 원청사가 산재에 책임 없기에 설비 개선하고 안전조치를 취할 유인이 확 떨어집니다. 또 협력업체 사용자에게는 남의 시설입니다. 왜 자기 돈을 들이겠습니까? 또 시설을 개선하려해도 발전사가 소유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승인을 받지 않으면 손도 대지 못합니다. 그래서 늘 이렇게 얘기합니다. ‘나에게는 권한이 없어.’ 그래서 쌍방 간의 책임의 공백 사태가 발생했고. 이 책임의 공백을 서로 미루는 과정에서 위험은 흘러갔습니다.”

“낙탄은 계속 발생하고 기계가 돌아가다 보면 고장이 나게 돼있습니다. 노동자에게 구체적인 원인 다 사진을 찍어서 일일이 보고하라고 합니다. 구체적인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서 노동자는 위험에 가장 근접해야 됩니다. 원하청 구조를 만든 이유는 결국은 경쟁체제라는 허울 때문입니다. 외주화를 왜 시켰을까요? 비용 절감을 위해서 시킨다고 했습니다. 외주화로 인한 경쟁체제 도입이 뒤에서 똬리 틀고 있었던 거죠. 결국 정부 정책에서부터 발전사의 경쟁 방침에 이르기까지 그것이 사실은 한 세트를 이루어 김용균 님을 죽음에 이르도록 했다고 저희는 추측했습니다.”

고(故) 김용균 씨를 죽음으로 이르게 한 원인을 권영국 김용균특조위 간사는 이렇게 설명했다. 19일 오전 11시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고(故)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이하 김용균특조위)의 진상조사 결과 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고(故) 김용균 씨의 어머니인 김미숙 씨도 참석했다.

지난해 12월 10일 오후 10시 40분 경 24살 청년노동자 김용균 씨가 태안화력발전소 석탄취급설비 컨베이어벨트 점검 중 목숨을 잃었다. 당시 김용균 씨의 죽음은 2016년 5월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 사망한 용역업체 노동자 ‘김 군’을 떠올리게 했고, 이 과정에서 노동자의 산업안전문제가 한국사회의 중요 이슈로 떠올랐다. 그 결과 산업안전보건법이 30년 만에 전면 개정되어 2019년 1월 공표됐고, 4월 1일에는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김용균특조위가 출범했다.

발표회 도중 눈물을 흘리는 고(故)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김용균특조위는 산재사고 시 노동자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관행을 넘어서, 개인에게 책임을 묻게 하는 구조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김용균특조위는 구조/고용/인권, 안전/보건/기술, 법-제도 개선 3개 분야에서 22가지의 권고안을 제출했다. 또한 권고안의 실질적인 이행을 위해 ‘이행점검위원회’ 설치를 건의했다. 김용균특조위의 활동기한은 올해 9월 말까지다.

김지형 김용균특조위 위원장은 “위원회가 해산된다고 하여 위원회에 부여된 소명도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위원회의 설립 및 운영의 근거가 된 국무총리 훈령 737호에서는 위원회의 권고사항이 정부 관계 부처의 정책에 적절히 반영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데 필요한 점검회의를 개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노동안전을 향한 발걸음은 이제 겨우 한 발짝을 떼었을 뿐이다. 국가가 나머지 책무를 다해야 하고 우리 사회공동체가 끊임없이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래는 22개 권고안의 주요 내용이다.

권고. 구조/고용/인권 분야

1. 노동 안전을 위한 연료, 환경설비 운전 및 경상정비 노동자 직접고용 정규직화
2. 노무비 착복 금지와 입찰제도 개선
3. 노동안전을 위한 필요인력 충원
4. 안전보건 관련 집단적 노사관계 개선
5. 노동자의 안전에 관한 실질적인 권리 강화
6. 산업재해 징벌적 감점 지표 개선
7. 노동안전과 국민의 편익 향상을 위한 민영화, 외주화 철회
8. 노동자 안전 강화와 국민의 편익 향상을 위한 전력산업 재편

권고. 안전/보건/기술 분야

9. 사업주의 분명한 책임을 부여하는 안전관리체계 구축
10. 발전소 산업보건의 위촉과 의료체계 확립
11. 안전보건 조직 체계 강화와 운영방법 개선
12. 효과적인 안전보건관리를 지원하는 석탄화력발전소 중앙 안전보건센터의 설립
13. 노동자 안전보건 활동을 위한 참여권 보장
14. 석탄 취급 관련 설비의 운영 및 관리방법 개선
15. 발암물질 등 고속성 유해화학물질의 관리방안 개선
16. 사고조사 및 위험성 평가방법 개선
17. 안전문화 증진 시스템 구축

권고. 법 제도 분야

18. 정부의 관리감독 강화 및 실효성 확보
19. 산업안전보건법령 개정
20.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개정
21.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마련
22. 기업의 사회책임 경영 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