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유지업무제도, 직권중재제도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 맞나?”
“필수유지업무제도, 직권중재제도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 맞나?”
  • 박완순 기자
  • 승인 2019.08.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필수유지업무제도 10년, 무엇이 문제인가? 해결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토론회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2008년 1월 1일 필수유지업무제도가 시행되고 1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10여 년 동안 필수유지업무제도는 공공의 성격을 띤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쟁의행위를 과도하게 제약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런 비판에도 제도의 근본적 변화가 없었던 이유는 시민들의 불편함이라는 공익의 문제와 닿아 있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지금 필수유지업무제도를 둘러싼 논쟁과 똑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법제도가 필수유지업무제도이다. 필수유지업무제도가 대체한 직권중재제도를 두고 당시 노동3권 침해라는 위헌 논란이 있었고, ILO는 직권중재제도가 노동기본권을 과도하게 제약하고 있다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제기했었다. 특히 ILO는 생명·신체의 안전이나 건강과 직접 관련 없는 철도, 지하철, 석유사업 등을 필수공익사업에서 제외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한편, 공익사업에서 쟁의행위는 국민들의 일상 생활과 국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대체근로 허용 필요성도 제기됐다.

21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열린 ‘필수유지업무제도 10년, 무엇이 문제인가? 해결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토론회’는 오히려 직권중재제도의 연장선상인 것처럼 보이는 필수유지업무제도에 대해 토론을 하는 자리였다.

이날 토론회는 현장노동자들이 현장 사례를 들어 필수유지업무제도의 문제를 지적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현장노동자들은 공통적으로 자신들이 종사하는 부문이 공적 성격을 띠지만 파업에 들어가도 시민의 불편함, 즉 공익을 해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렇기에 현행 필수공익사업을 축소할 필요가 있고 필수유지업무비율을 대폭 낮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정문성 공공운수노조 서해선지부장은 통계를 제시했다. “소사-원시선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알기 위해 각 시에 거주하는 인구 수, 자차 보유율, 교통분담률을 살펴본 결과, 안산·시흥·부천 시민의 전체 인구 중 4.096%의 교통분담률을 소사-원시선이 지고 있고 자차보유율까지 따지면 0.3%까지 교통분담률이 떨어질 수 있다”며 “다른 대체 운송수단인 버스가, 역에서 역으로 이동하는 버스가 총 49종류나 된다”고 설명했다.

김용범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은 “이전처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저가항공사들이 많이 생겨났고 생겨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저가항공사들이 중장거리 국외노선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한 항공사가 파업에 돌입한다 해도 공익을 침해하지는 않는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종삼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 한마음지부장은 “2016년 구조조정이 3개월 만에 50% (감축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는 구조조정에도 시민들에게 통신 관련 불편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종삼 지부장은 “이 정도는 감안해도 되는 기준이 (사측에) 있다는 것이고 불편함이 없는데도 필수유지업무협정을 사측은 강요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현장 사례를 종합하면 현행 필수유지업무제도의 쟁점은 크게 5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필수공익사업과 업무가 광범위한 점 ▲필수유지업무비율이 높은 점 ▲필수유지업무비율을 정하는 노동위원회 공익위원의 전문성 결여 ▲필수유지업무비율이 한 번 정해지면 유효기간이 없는 점 ▲필수유지업무 노사 자율 협정을 위한 지원이 필요한 점 등이다.

이번 토론회는 이정미 정의당 국회의원,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희망연대노동조합이 주최했다. 토론회 발제는 권두섭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가 맡았고 현장 사례 발표를 위해 정문성 공공운수노조 서해선지부장, 김용범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 이종삼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 한마음지부장이 참석했다. 지정 토론 발제는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신수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 강승헌 고용노동부 노사관계법제과 서기관이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