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직은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 공무직 차별금지 조례안 놓고 갈등 격화
공무직은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 공무직 차별금지 조례안 놓고 갈등 격화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9.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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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시의회 공청회서 공무원노조ㆍ공무직 노조 팽팽한 입장차

“서울시 공무직(무기계약직)들은 하위직 공무원보다도 더 나은 대우를 받고 있다. 공무원이 받고 있는 혜택과 수당을 다 받고 있고, 퇴직금도 5년 이상 재직 시 50% 가산하도록 돼있다. 조례안은 여기에다 명예퇴직수당까지 얹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사람들을 사회적 약자라고 하면, 대한민국에 사회적 약자가 아닌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느냐? 공무원들은 상대적 역차별에 자괴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병무 서울특별시공무원노동조합 사무처장)

“솔직해지자. 공무원과 공무직 초봉을 비교하셨다. 그런데 왜 10년차, 20년차, 30년 임금은 비교 안 하시나. 공무원 초봉이 낮은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더구나 복지 부분도 받고 계신 거 다 얘기하지 않고 일부만 얘기하신다. 공무직이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를 두고 사회적 논란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적어도 여기 계신 분들이 무기계약직이 정규직은 아니다, 또는 정규직에 비해 낮은 권리를 보장받고 있다는 데는 합의할 것이라고 본다. 공무직과 공무원의 처우를 단순히 비교하자는 것이 아니라, 차별이 있다면 합리적인지 불합리적인지를 따져보자는 거다.” (공성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서울지역 공무직지부 정책국장)

22일 오후 서울특별시 공무직 채용 및 복무 등에 관한 조례안 공청회가 열리는 서울시의회별관 1층 로비에서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과 시민단체들이 공무직 노동자의 처우개선을 요구했다.  ⓒ 참여와혁신 김란영 기자 rykim@laborplus.co.kr
22일 오후 서울특별시 공무직 채용 및 복무 등에 관한 조례안 공청회가 열리는 서울시의회 별관 1층 로비에서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과 시민단체들이 공무직 노동자의 처우개선을 요구했다. ⓒ 참여와혁신 김란영 기자 rykim@laborplus.co.kr

22일 오후 서울시의회별관 2층 대회의실 공청회장. ‘공무직 차별 금지 조례안’을 둘러싼 공무직과 공무원 노사 양측의 입장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다. 공무직 노동조합은 “공무직 처우개선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공무원 노동조합은 “과도한 혜택”이라며 일축했다.

양측 노조는 지난달부터 서울시, 시의회와 조례안 협의체를 구성해 네 차례 논의를 이어왔지만 주요 쟁점에서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주요 쟁점은 공무직 인사관리위원회의 심의 범위, 공무직 결원 발생 시 채용 방식, 명예퇴직 수당 지급 여부 등이다.

지난 5월 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민생실천위원회 소속 의원 11명이 발의한 ‘서울시 공무직 채용 및 복무 등에 관한 조례안’은 공무직의 고용안정과 권익 보호를 위해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조례안은 공무직의 정원 조정·채용 및 해고, 전보 결정 및 이의 신청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는 공무직 인사관리위원회를 설치하고, 공무직 결원이나 상시적·지속적 업무가 새로 발생할 경우 공무직을 우선적으로 채용하도록 돼있다. 공무직으로 20년 이상 근속한 사람이 정년 전에 퇴직할 경우 명예퇴직 수당을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를 두고 서울특별시공무원노동조합(서공노)은 “공무직 인사관리위원회 설치는 공직사회에 새로운 직종을 창설하는데 중요한 사안데도 상위법도 없이 조례로 제정하는 것이 법적 절차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상시적·지속적 업무를 수행하던 공무직이 결원됐을 때는 공무직이 아니라 직무 성격을 감안해 양질의 일자리인 공무원으로 충원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근로계약을 맺는 공무직 노동자와 공무원은 엄연히 다른데도 공무직을 공무원과 비교하면서 명예퇴직 수당을 주는 것은 특혜”라고 강조했다.

반면, 전국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 공무직지부는 “공무직은 상시·지속적인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예산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자의적 기준에 따라 인력이 활용·배치돼왔다. 그래서 공무직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번 조례안에 인사위원회를 설치해서 그 기초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무직 결원 시 공무직 채용에 대해서는 “공무직이 결원됐을 때 공무직이 적시에 채용돼지 않아 빈번하게 발생했던 업무 부하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명예퇴직 제도 자체가 많이 활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명퇴수당 지급을 특혜라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행정자치위원회는 공청회 결과를 바탕으로 이달 말 조례안을 상정해 논의할 계획이다. 의회 다수인 더불어민주당 민생위 차원에서 발의된 조례안인 데다 찬성 의견을 밝힌 의원만 33명에 달해서 본회의 통과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공청회 진술인으로 나온 김경용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시청 지부장은 “공무직의 열악한 노동 조건을 개선하는데 노동조합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조례안을 반대하는 서공노와 입장이 다르다고 밝혔다.

ⓒ 참여와혁신 김란영 기자 rykim@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