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공기업 팔아먹는 것이 선진화냐?”
“돈 되는 공기업 팔아먹는 것이 선진화냐?”
  • 정우성 기자
  • 승인 2008.08.11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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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연맹, 오늘 정부발표에 즉각 반발 기자회견 열어
정부가 11일 오전 ‘공기업 선진화’ 대상 기업 41개를 1차로 발표하자 해당 공기업을 비롯해 노동계가 즉각 반발했다.

민주노총 소속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연맹(위원장 임성규)은 이날 영등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공기업 선진화 방안은 “돈 되는 공기업을 재벌들에게 팔아먹는 행위”라며 강하게 규탄했다.

임성규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정부는 자본의 이윤을 증대시키고 자본의 권익을 보호하는 정책으로 초지일관하고 있다”며 “확신하건대 이명박 정권은 또 한 번 노동자, 민중의 거대한 저항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 임성규 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 이현석 기자 hslee@laborplus.co.kr 

민주노총 김은주 부위원장도 “그동안 국민들과 노동자들의 의지를 무시한 사유화가 얼마나 병폐를 일으켰는지 이미 검증됐다”며 “민주노총은 상반기에도 그랬듯이 하반기 내내 공공부문 사유화 저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어 이번 정부 발표로 선진화 대상 공기업으로 포함된 관광공사노동조합 이학주 위원장은 “관광공사 발표로 2012년 관광개발사업 중단, 면세사업 철수, 관광개발공사 업무 지자체로 이양 등이 결정됐다”며 “관광인프라가 충실하게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자체재원조달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개발사업을 민간에 이양하라는 것은 어이가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총 지분의 49%를 매각하라는 결정이 난 인천공항공사노동조합 강용규 위원장은 “인천국제공항은 국가재정에 부담되는 것도 아니고 인력의 80%가 아웃소싱 방식이기 때문에 인력운용도 방만하지 않다”며 “지분의 49%를 매각하라는 것은 명분없는 국부유출만 초래할 것”이라고 정부 방침을 맹렬히 비난했다.

▲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대상에 포함된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 강용규 위원장이 "지분 매각은 외국 자본에 국부를 유출하는 결과만 초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이현석 기자 hslee@laborplus.co.kr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의 이른바 ‘공기업 선진화 방안’이 공공부문의 공익성을 무시하고 국민편익을 도외시한 시장화 정책임을 분명히 하고 이를 규탄한다”며 ‘공기업 선진화 방안’의 전면 재검토와 관련자 전원 사퇴를 촉구했다.

이를 위해 공공운수연맹은 다음날인 12일부터 1박 2일간 ‘국가기간산업 공동투쟁본부 확대간부수련회’를 갖고 각 사업장 간부들과 공동투쟁의 의지를 모아 향후 투쟁일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어 8월말, 9월초엔 대규모 규탄 집회를 준비하고 9월 20일까지 각 사업장별로 파업 찬반투표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한국노총은 정부 발표 즉시 논평을 내고 “한국노총과 정부 여당 간의 정책협의 과정을 통해 상당부분 우리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하고 향후 추진과정과 2, 3단계 발표내용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