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동안 3번이나 이름 바뀌는 KCFT, 그 속에 고통 받는 노동자
3년 동안 3번이나 이름 바뀌는 KCFT, 그 속에 고통 받는 노동자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9.08.28 17:58
  • 수정 2019.08.2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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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천억 원이 넘는 매각차익, 그 과정에서 노조 의견 배제 주장
ⓒ 참여와혁신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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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갑자기 쏟아져 내리는 비를 피하기 위해 달려는 사람들 속 두 눈을 질끈 감고 의연하게 앉아 삭발을 하는 두 명의 노동자가 있다. 전북 정읍에서 서울 중심지까지 달려온 KCFT 노동조합 조합원들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KCFT노동조합(위원장 최영진, 이하 노조)은 28일 오전 글로벌 사모투자펀드 KKR 서울사무소 앞에서 ‘KCFT 임투승리 및 생존권사수 상경투쟁’을 진행했다.

동박과 박막을 주로 생산하는 KCFT는 지난 2018년 3월, 글로벌 투자사모펀드 KKR에 인수되면서 LS엠트론 동박사업부에서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회사가 인수된 지 1년이 조금 지난 2019년 6월, KCTF는 또 한 번 주인이 바뀌게 됐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KKR이 LS엠트론 동박사업부를 3천억 원에 인수했는데, 이번에 SKC가 KCFT를 인수하는 비용은 1조 2천억 원이다. 2년도 지나지 않은 기간에 9천억 원 가량의 매각차익이 발생한 것이다.

이날 상경집회에 함께한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은 “자본이 잘못된 이익을 챙기려고 하는데 노동자들의 요구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며 “현재 노사는 교섭을 진행 중이지만, 재무제표나 인사권 등 기본적인 경영상황을 전혀 공유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회사의 태도를 비판했다.

최영진 노조 위원장은 “그동안 우리는 사업장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평화적인 단체교섭을 이루겠다는 원칙으로 교섭에 임해왔다”며 “하지만, 사측은 교섭에 불성실하게 임했고, 노조에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인 매각으로 조합원과 임직원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올해 4월부터 회사와 임단협을 시작했으나 그 동안 매각에 대한 언급이 없다가 언론을 통해 매각 사실을 접하게 됐다”며 “매각 후 조합원들의 고용보장과 향후 투자방향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추후로 협상하자고 할 뿐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회사가 매각되면 조합원들의 고용에 대한 안정을 보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언급이 없이 먹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지난 6월 13일 KCTF는 SKC로 매각되는 것에 합의했고, 최종적으로 매각이 완료되는 시점은 오는 12월 31일이다.

또한, 조합원들의 낮은 임금에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 노조 관계자는 “조합원들은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지난 10년 동안 임금동결 3회에 현장 노동자들의 45%는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다”면서 “지난해보다 회사의 영업이익이 두 배 이상 올랐지만 사측은 노동자들의 임금인상률을 3.5%로 제안하고 성과급도 지난해보다 낮춰서 제안했다”고 강조했다.

ⓒ 참여와혁신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 참여와혁신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한편, KCFT의 사측 관계자는 “임단협 진행 중에 매각 관련 사실이 밝혀져서 노동조합에 고용을 승계하고 보장하겠다는 내용을 설명한 바 있다”며 “또한, 노조가 주장하는 임금 관련 부분은 전북 지역의 다른 제조업 사업장과 비교했을 때 높은 수준이며 현재 경제상황에 맞게 임금을 인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매각과 관련한 위로금에 대해서 “회사 성장에 따른 노동자들이 기여한 부분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매각이 완료되지 않았고 과정이 마무리돼야 노동조합과 논의가 가능할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