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경영평가, 이대로 괜찮은가?
공공기관 경영평가, 이대로 괜찮은가?
  • 임동우 기자
  • 승인 2019.08.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익을 위해 존재하는 공공기관… 과연 목적에 맞게 평가되고 있을까

커버스토리 ①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둘러싼 논란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왜?

2018년도 공공기관은 338개였다. 그 중 경영평가 대상은 총 128개. 약 1/3이 공공기관 경영평가의 대상이다. 매년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발표될 즈음이 되면 언론은 연일 공공기관의 적자 규모와 방만경영에 대한 날선 비판을 내놓는다. 국민들의 눈초리도 시리다.

공공노동자는 국민들의 시린 눈초리가 억울하다.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공공기관의 공공성을 평가하기에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그 목적에 맞게 설계돼 운영되고 있는 걸까?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뭘까? <참여와혁신>은 바로 여기에 주목해봤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는 1984년 <정부투자기관리기본법>으로부터 시작됐다. 현행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가 체계화된 시기는 2007년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운법)이 제정된 이후였다. 그동안 투자기관과 산하기관으로 이원화돼 있던 체계를 단일화해 문제점을 해소하고자 제정된 법이 공운법이다. 이후에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는 공정성, 타당성 등의 제고를 위해 글로벌 경쟁력 지표, 중장기 지표 등을 도입하여 평가지표에 대한 체계와 평가방법을 보완해왔다.

2018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브리핑 ©기획재정부
2018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브리핑 ©기획재정부

‘사회적 가치 구현’ 평가지표 신설

지난 6월 20일, 2018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가 발표됐다. 공기업, 준정부기관, 강소형기관을 대상으로 한 이번 평가에서 최고점인 S등급을 받은 기업(기관)은 없었고, A등급(우수)에 해당하는 기업(기관)은 20곳, B등급(양호) 51곳, C등급(보통) 40곳, D등급(미흡) 16곳, E등급(아주미흡) 1곳으로 집계됐다.

현재 공공기관 경영평가지표 및 가중치는 크게 경영관리 부문(55점), 주요사업 부문(45점)으로 나뉜다. 주요사업 부문은 주요사업의 활동·성과·계획을 종합평가하는 데 비해, 경영관리 부문은 경영전략 및 리더십부터 사회적 가치 구현, 업무 효율, 조직·인사·재무관리, 보수 및 복리후생비, 혁신과 소통까지 총 6가지로 분류하여 평가되며, 전체 평가 중 비계량지표 평가 배점은 56점, 계량지표 배점은 44점으로 나뉘어 있다.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신설된 평가지표인 ‘사회적 가치 구현’은 전체 배점 중 24점에 이르는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 중 계량평가 항목에는 7점, 비계량평가 항목에는 17점이 배점됐다.

골라골라 입맛대로

한국수자원공사는 2008년 출범한 이명박 정부에서 시행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2011년까지 4년 연속 A등급으로 평가받아, 당시 김건호 수자원공사 사장은 5년을 연임했다. 하지만 기존 부채가 약 2조 원이었던 한국수자원공사의 부채는 4년간 2011년 결산기준 798% 증가하여 12조 5,809억 원으로 늘어났다. 채무의 대부분이 이명박 정부의 공약이었던 4대강 정비사업과 경인운하사업에 기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의 평가가 대통령의 인사권 사유화, 감시구조의 부재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었다.

특히 4대강 사업은 시민사회단체들의 많은 비판을 받았던 사업이었다. 예컨대 충청지역에서 활동하는 금강유역환경회의 등은 4대강 사업 추진으로 인해 “독소를 내뿜는 녹조가 해를 거듭하며 금강을 뒤덮었고, 가늠할 수조차 없는 막대한 세금이 낭비되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대강 사업을 직접 수행한 한국수자원공사가 경영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았던 것은 경영평가가 국민의 눈높이와 동떨어져 있음을 드러내는 사례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에는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앞두고 공공기관장들이 줄줄이 사의를 표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다. 이후 새 공공기관장들이 선임됐다. <한겨레>는 2014년 5월 14일 기사에서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선임된 새 공공기관장 153명 중 17명(11.1%)이 친여권이라며, 당시 새누리당 출신이 10명, 후보자 시절 대선 지원활동을 했던 인사가 7명이라고 전했다. 당시 언론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국정철학을 기반으로 이명박 정부 인사들을 ‘물갈이 하고 있다’고 보도하며, 낙하산 인사 배정과 그동안 해당 기관에서 진행하던 중장기 국가정책이 단절된다는 점을 꼬집기도 했다.

논란은 돌아오는 부메랑처럼

촛불정부를 자임하는 현 정부는 지난 2018년, 공공기관의 공공성를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경영평가에 ‘사회적 가치 구현’이라는 항목을 포함시켰다. ‘사회적 가치 구현’은 100점 중 24점에 해당하여 배점비율이 높은 편이다. ‘사회적 가치 구현’의 세부 평가항목에는 일자리 창출, 균등한 기회와 사회통합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2019년 6월 20일, 2018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가 공개됐다. 이번 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공공기관은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남부발전 등이었다. 한국수자원공사의 경우 ‘물 산업 생태계 회복’, 한국남부발전은 ‘폐비닐 정제유를 발전연료로 전환하여 제주 쓰레기 대란 해소’ 등을 들어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데에 공헌했다고 평가하여 높은 배점을 받았다.

반면 지난 6월 20일 <한국경제>는 지난해 매출 60조 6,276억 원에 연결재무제표 기준 2,080억 원의 영업 손실을 낸 한국전력공사가 ‘사회적 가치 구현’ 평가에 주력하여 B등급을 받은 점을 들어 “한국전력기술과 한전KPS는 영업이익이 크게 불었는데도 평가등급이 떨어지거나 제자리걸음을 했다”며 이번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정부는 “(한국전력공사의) 실적은 나빠졌지만 일자리 창출과 같은 사회적 가치를 고려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코드 채점’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30년 넘게 시행되고 있는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아직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그럼에도 공공의 보편적 이익을 위해 사업을 수행하며, 그 운영에 세금이 투입되기도 하는 공공기관에 대한 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다. 공공기관의 존재이유에 부합하도록 공익 증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의 운영을 평가하고 개선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드시 필요하지만 논란이 그치지 않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