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심 회사의 일방적 채권 매각으로 일자리 잃게 생긴 노동자들
추심 회사의 일방적 채권 매각으로 일자리 잃게 생긴 노동자들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9.08.29 18:03
  • 수정 2019.08.2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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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슨에프앤아이대부, 비정규직 노동자 대량해고 위기
ⓒ 참여와혁신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 참여와혁신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비에도 불구하고 회사 앞에는 수십 명의 조합원들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섰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메이슨에프앤아이대부지부(지부장 박재선, 이하 지부)는 29일 오전 회사 앞에서 “일방적 채권 매각 중단하고 고용 안정 보장하라”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메이슨에프앤아이대부는 부실채권 매입 및 관리 등을 하는 급융업체다. 지부는 지난 22일 사무금융노조 중앙집행위원회를 통해 92번째 지부로 승인됐다. 지부에는 채권 추심 업무를 담당하는 100여 명 정도의 비정규직(무기계약직 또는 계약직) 노동자들이 가입돼 있다.

채권 추심은 금융거래나 상거래과정에서 발생한 금전채권에 대해 정당한 사유 없이 채무내용대로 돈을 지불하지 않는 경우 이를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것이다. 메이슨에프앤아이대부는 법 테두리 안에서 합법적인 행동을 통해 추심을 진행하며, 이 업무를 비정규직들이 맡아서 하고 있다.

8월 어느 날, 정규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나의 메일이 날아왔다. 오는 8월 30일, 채권을 전량 매각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채권을 매각하게 되면 채권 추심을 하던 비정규직들의 일자리가 위협받게 된다. 이를 계기로 노조가 설립됐다.

이기철 사무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그 동안 조합원들이 했던 일은 누구도 하지 않으려 하는 어려운 일이었다”며 “노동자들과 전혀 상의 없이 채권 매각을 결정하는 것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외면하고 버리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재선 메이슨에프앤아이대부 지부장은 “계약직들의 남은 계약 기간은 짧게는 이번 달까지 길게는 4개월 밖에 남지 않았고, 무기계약직들에게는 최저생계비만 지급하겠다고 한다”며 “오랜 시간 일해 온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한 순간 없애려는 태도”라고 회사의 행동에 문제를 제기했다.

노조는 사측과 두 차례 대화를 진행하며 채권 매각에 대한 강력하게 문제제기를 했다. 지부장은 “채권 매각을 통해 받은 대금으로 다시 채권 매입 의사를 물었으나 없다고 답했고, 기존 인원에 대한 고민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채권 매매를 시도한 배경에 대해 밝혀야 한다”며 “채권 매각을 중단하고 고용안전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