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가 되세요”, 이소선 어머니 추도식에서 하나된 양대 노총
“하나가 되세요”, 이소선 어머니 추도식에서 하나된 양대 노총
  • 최은혜 기자
  • 승인 2019.09.03 18:41
  • 수정 2019.09.03 2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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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어머니 8주기 추도식 열려
3일,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마석 모란공원에서 이소선 어머니 8주기 추도식이 열렸다. 이날 추도식에는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문현군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 참여와혁신 최은혜기자 ehchoi@laborplus.co.kr
3일,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마석 모란공원에서 이소선 어머니 8주기 추도식이 열렸다. 이날 추도식에는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문현군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 참여와혁신 최은혜기자 ehchoi@laborplus.co.kr

‘노동자의 어머니’로 불리기를 가장 좋아했던 이소선 어머니는 “하나가 되세요”라고 강조했다. 세상의 주인인 노동자가 하나가 안 돼서 천대 받고 멸시 받고 항상 뺏기고 산다며 “하나가 되면 못할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태일이 엄마의 간절한 부탁입니다. 여러분이 꼭 이루어주세요”라고 말했던 이소선 어머니의 뜻에 따라 양대 노총이 한 자리에 모였다.

3일 오전, 양대 노총은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이소선 어머니 8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이날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과 문현군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이 자리했다. 장남수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이하 유가협) 회장은 추도사를 통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하나가 돼 참배한 것이 다행이다”면서 앞으로도 양대 노총이 추도식에 함께 참석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노동자들이 ‘우리의 어머니’, ‘노동자의 어머니’라고 불렀고 어머니도 그렇게 불리는 것을 가장 좋아했다”면서 “많은 노동자들이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함께 해줘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어 “어머니가 항상 말씀하셨던 ‘하나가 되세요’, ‘세상의 주인은 노동자’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새기자”며 “어머니 유품 특별전이 개막하니 추도식 후 함께 가서 관람하고 어머니를 다시 한 번 그리워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참여와혁신 최은혜기자 ehchoi@laborplus.co.kr
ⓒ 참여와혁신 최은혜기자 ehchoi@laborplus.co.kr

문현군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이소선 어머니가 지난 2005년 김태환 열사의 장례식에서 ‘노동자들이 단결해서 한 목소리를 내 반드시 재벌 권력, 정치 권력을 이겨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현장에서는 아직도 노노 간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 자리를 빌려 양대 노총이 서로 싸우지 말고 함께 단결해 반드시 공정한 사회,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이소선 어머니께 약속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발언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내년이면 근로기준법 지켜라,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고 외치며 자신의 몸을 불살랐던 당신의 아들 전태일 열사가 돌아가신지 50년이 되는 해”라며 “전태일 열사가 죽어가며 외쳤던 근로기준법을 지키라는 소박한 요구는 50년 지난 지금도 여전히 곳곳에서 절박하게 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이면 민주노총이 출범한지 25년이 되는데 한국 사회의 수많은 노동자들, 특히 소외되고 법의 보호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노동자 권리와 생존 위해 제대로 투쟁해서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앞장서서 노동이 존중받고 모든 노동자가 법의 보호를 받는 사회 만들어가겠다”며 “우리에게 늘 강조한 노동자 단결에 대해 항상 기억하고 생각해서 전체 노동자가 단결하고 하나 되서 노동자와 민중이 주인 되는 세상 꼭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참여와혁신 최은혜기자 ehchoi@laborplus.co.kr
ⓒ 참여와혁신 최은혜기자 ehchoi@laborplus.co.kr

이날 이소선 어머니 8주기 추도식에는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사회 각계각층에서 참석했고 유가족 인사는 이소선 어머니의 딸인 전순옥 박사가 진행했다. 추도식이 끝난 후 전태일재단은 어머니의 유지에 따라 참석자들과 점심을 다 같이 나눠먹으며 어머니를 추억했다. 이날 추도식에 참석한 최병진 5·18민주화운동서울기념사업회 회장은 “제23차 5·18행동의 날을 이소선 어머니 추모의 날로 정하고 이곳에 왔다”며 “매주 목요일 2시에 진행하던 집회를 일부러 이소선 어머니 추도식에 맞춰 당겼다”고 밝혔다. 유가협 활동을 하고 있는 문덕수 씨는 1987년 이소선 어머니를 처음 만나 유가협 활동을 함께 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날 이소선 어머니 8주기 추도식 이후 3시부터 아름다운청년 전태일기념관에서는 ‘제1차 아름다운청년 전태일기념관 기증·기탁 유물 수여식’을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