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폰코리아노조, “노동자 길들이는 인사평가제도 폐지하라!”
듀폰코리아노조, “노동자 길들이는 인사평가제도 폐지하라!”
  • 손광모 기자
  • 승인 2019.09.05 14:09
  • 수정 2019.09.05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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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시작해 26여 차례 교섭했지만 진전 없어 … 지노위 ‘조정중지’ 결정
듀폰코리아노조, "관리자 입맛따라 노동자 줄세우는 인사평가제도 폐지" 주장
9월 5일 듀폰코리아 본사 앞 상경투쟁 현장.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m

듀폰코리아 울산공장 노동자들이 서울 본사 앞 1박2일 상경투쟁을 벌인다. 지난해부터 듀폰코리아 노사는 임단협 교섭을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진전이 없는 상태다. 쟁점은 인사평가제도이다. 노조는 듀폰코리아의 인사평가제도가 노동자들을 길들이는 수단으로 사용된다며 폐지를 주장했다.

한국노총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듀폰코리아 울산노동조합(위원장 정철웅)은 9월 5일부터 6일까지 서울 듀폰코리아 본사 앞에서 1박 2일 상경집회를 진행한다. 듀폰코리아는 미국자본으로 설립된 외국투자기업으로 총 288명의 노동자(서울본사 156명, 울산공장 132명)가 고용돼 있다. 주로 자동차 차체에 쓰이는 엔지니어링 폴리머와 싱크대 강판으로 쓰이는 인조대리석을 생산하고 있다. 본사는 서울에 위치하고 울산에는 생산공장이 있다.

듀폰코리아 노사는 2018년 8월 31일부터 15차례의 자체 교섭, 11차례의 위임 교섭을 거쳤지만 진전이 없었다. 결국 2019년 7월 29일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조정중지 결정을 하게 됐다. 쟁점은 인사평가제도였다. 듀폰코리아 울산공장의 생산직 노동자 99명은 2018년 7월 15일 회사의 ‘인사평가제도 폐지’를 주장하며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듀폰코리아의 인사평가제도는 성과연봉제의 일종으로 성과에 따라 임금을 차등지급하는 제도다. 업무가 동질적인 생산직에는 적합하지 않은 제도로 알려져 있다.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m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m

노조는 회사의 인사평가제도가 노동자를 길들이는 수단으로 사용된다고 비판했다. 정철웅 듀폰코리아 울산노동조합 위원장은 “인사제도라고 하면 객관적이고 공평해야 한다. 지금의 인사평가제도는 인사평가자 입맛에 따라 줄세우기용밖에 안 된다”며, “평가자의 마음에 들면 좋은 점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나쁜 점수를 받는다. 그렇다보니 같은 조합원 내에서도 기본금이 모두 다르고 진급 시기에서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또한, 정재우 듀폰코리아 울산노동조합 조직국장은 “객관적인 자료로 인사평가가 진행되는 것도 아니다. 성과 평가 때도 관리자와 1대1 면접을 진행해 제대로 말을 할 수도 없다. ‘네가 이 나이에 이 월급 어디서 받느냐’는 말도 들었다”며, “사고가 나도 인사평가제도에서 감점이 되기 때문에 치료를 맘 편히 받으러 갈 수도 없다”고 인사평가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우리는 금전적인 요구를 하는 게 아니다. 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싶은 것”이라며, “이런 점을 개선하려고 단체협약에 인사평가제도 폐지를 주장했지만, 회사는 경영상의 인사권을 침해한다는 억지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형준 듀폰코리아 상무는 "아직까지 교섭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자세한 사항을 설명해줄 수는 없다"고 관련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