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집배원들, 기재부에 체불임금 요구
우체국 집배원들, 기재부에 체불임금 요구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9.09.09 17:02
  • 수정 2019.09.16 1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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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집배보로금 체불, 우정노조 피켓시위 돌입
집배인력에 맞는 집배보로금 예산 증액 필요
전국우정노동조합이 지난 2일 세종시 기획재정부 앞에서 기획재정부를 규탄하는 피켓시위에 돌입했다 ⓒ 전국우정노동조합
전국우정노동조합이 지난 2일 세종시 기획재정부 앞에서 기획재정부를 규탄하는 피켓시위에 돌입했다 ⓒ 전국우정노동조합

우체국 집배원들이 또 다시 피켓을 들었다. 기획재정부에 우체국 집배원들의 ‘체불된 임금’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여기서 임금이란 ‘집배보로금(報勞金)’을 뜻한다.

우체국 집배원들은 지난 1993년부터 매달 7일 집배보로금이란 명목으로 성과급을 받아왔다. 집배원 모두가 매달 정해진 금액을 받는 것이어서 집배원들은 집배보로금을 사실상 ‘임금’으로 보고 있다. 집배보로금은 우체국이 소재한 지역 규모에 따라 8만 원에서 12만 5,000원 사이에서 지급된다.

그런데 이 집배보로금이 2년 전인 2017년 가을부터 밀리기 시작했다. 기획재정부가 집배보로금에 편성한 예산이 집배 인력에 비해서 부족했기 때문이다. 집배보로금은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14억 원, 34억 원 부족했다. 체불된 집배보로금은 예산이 새로 편성되는 그 다음 해에야 받을 수 있다. 올해 9월부터 집배보로금이 체불되면 내년 초에 9월과 10월, 11월, 12월 등 4개월 치 체불된 집배보로금을 한꺼번에 받는 식이다.  우체국 집배원들은 올해 4월이 되서야 지난해 밀린 집배보로금을 받을 수 있었다.

올해 집배보로금 역시 지난달 25일을 기준으로 동이 났다. 전국우정노동조합(위원장 이동호, 이하 우정노조)이 지난 2일 세종시 기획재정부 앞에서 기획재정부를 규탄하는 출·퇴근 피켓 시위를 시작한 이유다.

우정노조는 우정사업본부와 함께 지급대상자 증가 등의 수요를 반영해 집배보로금의 증액 예산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할 것을 기획재정부에 요구했지만, 기획재정부가 일방적으로 예산을 삭감했다고 주장했다. 우정노조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 16,000여 명을 기준으로 내년에 필요한 집배보로금 예산 208억 원을 기획재정부에 올렸다. 하지만 내년도 집배보로금 예산은 151억 원으로 우정사업본부의 요구안에 비해 57억 원 깎였다.

기획재정부는 집배보로금 예산을 최근 3년 간 151억 원으로 동결했다. 집배보로금과 같은 날 지급되는 ‘상시출장여비’와 집중국 직원이 받는 ‘발착보로금’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내년도 예산안에 집배 및 발착 보로금, 상시출장여비의 증액 예산을 반영하는 것은 지난 7월 8일 정부가 사상 초유의 물류 대란을 막기 위해 노조와 약속했던 사안이기도 하다.

노조는 집배 및 발착 보로금과 상시출장여비 증액 예산 반영과 함께 별정우체국(민간 소유 우체국)의 근속승진제도 도입을 요구하기도 했다. 별정우체국 집배원은 별정우체국법 등 일반 집배 공무원과 다른 법 적용을 받아 근속 승진이 되지 않는다. 우정노조는 별정우체국 집배원이 우체국 집배원과 같은 일을 하면서도 근속 승진이 되지 못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보고 있다. 이행무 우정노조 노사국장은 “별정우체국은 승진 체계 자체가 없다”며 “30년을 근무해도 7급을 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 2,700여 개 우체국 중 별정 우체국은 모두 729개다.

우정노조는 기획재정부 장관 면담을 요청한 상황이다. 이동호 우정노조 위원장은 “정부가 임금을 체불해선 안 된다”며 “당분간 피켓 시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