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노조, 계열사 차별대우 규탄
KB국민카드노조, 계열사 차별대우 규탄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9.09.10 11:07
  • 수정 2019.09.10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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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합의한 임금피크·특별퇴직금, 계열사 형평성 문제로 지켜지지 않아
ⓒ 참여와혁신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 참여와혁신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이른 아침, 자신의 일터로 발걸음을 옮기는 직장인들 속에서 투쟁 조끼와 머리띠를 두른 조합원들이 비를 맞고 모였다.

전국사무금융노조 KB국민카드지부(지부장 이경진, 이하 지부)는 10일 오전 여의도 KB금융지주 앞에서 ‘KB금융지주 계열사 경영간섭 규탄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이 날 결의대회에는 KB국민은행노조를 비롯해 KB금융그룹 계열사 노동조합 간부들과 카드사 노동조합이 함께했다.

KB국민카드 노사는 지난 2018년 임단협을 통해 임금피크 1년 연장 및 특별퇴직금을 인상하는 등에 대한 내용에 합의하고 2019년 1월 중에 개선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합의를 한 지 6개월이 넘도록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KB국민카드지부는 투쟁에 나서게 됐다.

노사가 합의를 시행하기로 한 시점인 지난 2019년 1월은 KB국민은행노조의 총파업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은행노조의 총파업이 마무리되고 지부는 사측에 임금피크제와 특별퇴직금에 대한 사안을 이행해달라고 촉구했으나 지부가 설정한 마지막 기한인 7월이 지나도록 사측은 만족스러운 안을 내놓지 않았다는 것이 지부의 주장이다.

KB국민카드지부 관계자는 “사측은 KB국민은행과 비슷한 수준의 특별퇴직금을 주기 어렵고, 임금피크제 부분도 추가적으로 논의하자고만 할 뿐”이라며 “회사에서 퇴사하지도 못 하고 발이 묶인 조합원들은 재취업의 기회도 잃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부는 사측과의 원만한 해결이 어려워지자 지난 8월 12일부터 KB국민카드 본사에서 피켓시위를 한 달간 진행하고 있다.

ⓒ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가운데 이경진 KB국민카드 지부장. 왼쪽은 박홍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 오른쪽은 김현정 사무금융노조 위원장. ⓒ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이경진 KB국민카드 지부장은 “이번 문제의 본질은 KB국민카드를 지금까지 지켜온 조합원들을 비용으로만 인식하고 있고,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낡은 경영철학에 편승해 인사권을 틀어쥐고 주인행세를 하고 있는 KB금융지주 인사들 때문”이라며 “30년 넘게 청춘을 바쳐 일한 선배님들을 내보낼 때가 되니 인력구조 문제와 계열사 간 형평성을 핑계 대며 단 몇 푼이라도 아끼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계열사 간 형평성을 문제 삼으며 업종별 특수성을 감안한 임금피크제 도입을 거부했던 지주사가 이제는 은행 사정이 나아지니 원칙 없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한 소통행사 자리에서 계열사 직원들의 워라밸을 위해 근로환경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성과만을 강조할 뿐 제대로 된 보상도 하지 않았다”고 직원들을 위한 경영을 촉구했다.

KB노협 의장을 맡고 있는 박홍배 KB국민은행노조 위원장은 “윤종규 회장은 2년 전 계열사의 최저 복지 보장을 하겠다는 약속을 본인이 직접 한 적이 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결국 이러한 문제는 꼼수 경영과 갑질 경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한편, KB국민카드 사측은 “계속 개선점을 도출해나가는 과정”이라며 “은행의 제도를 그대로 카드사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카드사의 환경에 맞는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