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노조, “산은·수은 합병? 본연의 역할 망각 말라”
수출입은행노조, “산은·수은 합병? 본연의 역할 망각 말라”
  • 임동우 기자
  • 승인 2019.09.11 16:35
  • 수정 2019.09.16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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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이동걸 회장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산은·수은 합병 정부 건의’ 발언
신현호 수출입은행노조 위원장, “기관장으로서 주어진 임무에 책임을 가져야”
ⓒ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취임 2주년을 맞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정책금융 개편을 시사하자, 금융노조 수출입은행지부(위원장 신현호)가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10일 취임 2주년을 맞은 이동걸 KDB 산업은행 회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합병 필요성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수출입은행지부는 “정책금융이 ‘규모의 경제’ 운운하며 덩치만 키우면 경쟁력이 강화된다고 생각하느냐”며 이동걸 회장의 발언이 “대내 정책금융기관이라는 산업은행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한 책임회피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사이에 ‘정책금융 중복’ 문제가 있다고 제기하고 있으나, 수출입은행지부는 2013년 당시 정부가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을 통해, 산업은행에 대내 정책금융을 전담하도록 하여 기업구조조정과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혁신기업 지원에 대한 역할 등을 맡긴 점을 들어 선을 그었다.

신현호 수출입은행지부 위원장은 2013년 정책금융 기능 개편 당시, 정부가 수출기업 지원 기능 등의 대외 정책금융을 수출입은행에 맡긴 점을 들며, “당시 금융위는 고유 업무영역에 대한 구분을 지었다. 산은이 혁신기업 등의 대출 여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국내 여건이 되지 않으니 해외로 방향을 돌리는 것 같다”며 “기관장으로서 대내 정책금융에 대한 역량에 집중해야 하는데, 통합을 얘기한다는 건 2년 경영하는 동안 성과가 없다는 걸 변명으로 책임회피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이동걸 회장의 합병 발언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조율된 얘기가 아니고 (회장의) 개인적인 소견이라, 사실 정부 측과 전혀 논의된 바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