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노조, 19년 만에 다시 한 번 노조 인정 도전
보험설계사노조, 19년 만에 다시 한 번 노조 인정 도전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9.09.18 14:00
  • 수정 2019.09.19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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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설계사 피해 사례 증언도 이어져
ⓒ 참여와혁신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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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이상 보험 일을 해 왔다. 보험인의 한 사람으로서 현재 보험사에서 행하고 있는 부당한 행위들이 더 이상 방치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 이 자리에 섰다. 보험사들은 설계사들과 정당한 계약을 맺었음에도 끊임없이 수당에 대한 편취와 노골적인 착복을 해 온 사례들이 많다.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항의했지만 돌아온 것은 해촉뿐이었다.”

- 기자회견에 참여한 보험설계사의 피해 증언 사례 中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전국보험설계사노동조합(위원장 오세중, 이하 보험설계사노조)이 18일 오전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조합 설립 신고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 보험설계사노조의 전신인 전국보험모집인노동조합이 설립 신고를 낸 지 20년 만이다.

지난 2017년 만들어진 보험설계사노조에는 전국의 40만 명의 보험설계사들 중 400여 명이 가입돼 있다.

이날 보험설계사들이 당한 피해를 증언이 이어졌다. 대구에서 서울까지 달려온 한 보험설계사는 “17년 동안 보험업에서 일을 해 왔고, 피해를 당한 게 한 번이 아니고 내가 당한 피해가 마지막일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더 이상 다른 설계사들이 똑같은 피해를 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서 “수수료 지급과 타 법인으로 이직한 경우 보유 계약을 이전해준다는 내용이 담긴 계약서를 작성했다”며 “근무하고 있던 지사의 운영이 어려워져 폐쇄 절차에 들어가게 되자 수수료를 제대로 지급하지도 않고, 항의하자 일부만 지급했을 뿐이며 이런 상황에서 특수고용직이라는 이유로 누구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오세중 보험설계사노조 위원장은 “노동자성이 없다는 이유로 노조 설립이 반려된 후 19년 만에 다시 설립 신고를 한다”며 “그 기간 동안 설계사들의 피해나 부당노동행위는 없어지지 않고 오히려 확대돼 더 많은 피해자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지금까지 전혀 바뀐 게 없다”며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이 제대로 노동조합 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정부의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했다.

김현정 사무금융연맹 위원장은 “전속성이 없다거나 관리감독 책임이 없고, 사용자가 누군지 모른다는 이유로 대한민국의 많은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이 노동자성을 부정 당하고 있다”며 “택배 노동자들과 학습지교사 노동자들에 대한 노동자성은 인정하면서 보험설계사와 대리기사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는 고무줄 같은 잣대에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은 서글플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현장에서 비정규직 못지않게 신음 받고 있는 노동자들의 인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법의 테두리 안에서 노동조합 할 수 있도록 설립신고를 승인해 달라”고 강조했다.

보험설계사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하기 전 사진을 찍고 있는 오세중 보험설계사노조 위원장(가운데) ⓒ 참여와혁신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보험설계사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하기 전 사진을 찍고 있는 오세중 보험설계사노조 위원장(가운데) ⓒ 참여와혁신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