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노조 “불매운동 악의적 해석 말라”
한국지엠노조 “불매운동 악의적 해석 말라”
  • 손광모 기자
  • 승인 2019.09.24 12:58
  • 수정 2019.09.25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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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2022년 이후 부평 창원 공장 추가생산 계획 없어
8천억 대 적자에도 팀장급 이상은 ‘임금인상과 성과급’, 현장노동자는 ‘동결’
24일 오전 10시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24일 오전 10시 부평 한국지엠 본관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 현장.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불매운동’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한국지엠노조가 ‘악의적 해석’이라며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구조조정 불안이 해소된다면 임금동결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지부장 임한택, 이하 지부)는 9월 24일 오전 10시 부평 한국지엠 본관 앞에서 ‘미래를 보장하라, 공장을 사수하자’라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부는 지난 9일부터 3일 간 파업을 진행한데 이어 ‘한국지엠의 수입차를 불매운동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큰 논란을 빚었다. 트레버스와 콜로라도 차종을 수입 판매하겠다는 회사의 방침에 반발하는 지부의 조처였지만 ‘자사 제품 불매’에 대한 여론의 시선은 냉담했다. 지부는 수입차 확대에 따른 생산물량 감소와 구조조정을 우려한 ‘불매운동’이라고 해명했다.

실제로 GM의 구조조정 행보로부터 안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2018년 2월 한국지엠은 군산공장의 폐쇄를 결정했고 3,000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다. 당시 GM은 한국시장에서 전면 철수할 의사까지 밝혔지만, 정부와 산업은행의 8,100억여 원의 자금 지원으로 철수계획을 철회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한국지엠의 모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는 북미 5곳, 해외 2곳의 공장을 닫고 14,000명에 달하는 노동자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다. 같은해 12월 한국지엠의 연구법인과 생산법인의 분리 결정도 구조조정의 불안을 더욱 키운 요인이었다.

지부는 2019년 임단협 과정에서 구조조정의 불안을 체감하고 있다. 한국지엠의 2019년 임단협 과정에서 회사가 제시한 요구안에 따르면, 2020년 이후 부평2공장과 창원공장의 생산계획은 “통상적인 사업과정에서 수시로 조정되는 GM의 차량생산계획에 따를 것”이라고만 명시돼있다. 더욱이 한국지엠이 수입 판매하겠다고 했던 콜로라도, 트레버스도 2016년 지부에서 국내생산을 요구했던 차종이었다.

지부는 “이전에도 현재 생산 중인 말리부나 캡티바 후속 모델을 요구했는데 회사는 거부했다. 대안으로 콜로라도와 트레버스 생산을 제시하기도 했다”면서, “회사는 과거에 이런 차들을 여기서 생산해도 팔지 못한다고 했지만 이제는 전면 수입하겠다고 해서 팔겠다고 한다. 한국지엠이 15개 차종을 5년간 배치한다고 하는데, 2~3개 차종을 제외하면 모두 수입차를 파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전지가 붙은 부평 한국지엠 본관의 모습.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또한, 지난해 한국지엠의 적자를 고통 분담하는 차원에서 현장노동자의 임금 및 복리후생을 삭감했지만 팀장급 이상에게는 성과급을 지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부에 따르면, 올해 3월 한국지엠 및 글로벌지엠의 팀장급 이상에게 임금 평균 1.8% 인상과 성과급 1,700만 원이 지급됐고, 작년에도 1,500만 원의 성과급이 지급됐다.

지부는 “회사는 작년 군산공장을 폐쇄하면서 3,000명의 조합원을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으로 해고했다. 또한, 산업은행으로부터 8,100억 원을 수혈 받았다. 남은 조합원도 1인당 2,000만 원에 가까운 임금과 복리후생 부분을 양보했다. 그런데 팀장급에게는 임금인상도 해주고 성과급도 지급했다”면서, “적자를 이유로 조합원에게 성과급을 못준다면 팀장급들도 주지 않는 게 상식이다. 회사는 팀장급의 성과급 지급기준조차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한택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지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얼마나 절실하고 절박했으면 우리차를 불매운동 한다고 했겠나. 또다시 구조조정을 해야 할 상황이다. 우리는 정리해고도 당해봤고, 3천명이 넘는 노동자가 희망퇴직을 했다. 그럼에도 회사는 계속적으로 압박해온다”고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