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서울 중구청장, 직장 내 괴롭힘 중단하라"
공무원노조 "서울 중구청장, 직장 내 괴롭힘 중단하라"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9.09.24 15:39
  • 수정 2019.09.26 1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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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켓 시위 참여 공무원 소환 조사...노조게시판 폐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지역본부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청 앞에서 서양호 중구청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참여와혁신 김란영 기자 rykim@laborplus.co.kr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지역본부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청 앞에서 서양호 중구청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참여와혁신 김란영 기자 rykim@laborplus.co.kr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의 '괴롭힘'에 따른 공무원들의 ‘호소’가 한 달이 넘게 이어지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지역본부는 24일 오전 중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양호 구청장의 직장 내 괴롭힘과 노조 탄압을 규탄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8월 22일 중구지부는 호소문을 내고 서양호 구청장과 그 측근들의 불법과 부당 업무 지시, 막말 등을 폭로한 바 있다.

노조는 당시 호소문을 통해 집행이 불가능한 사안을 부당하게 지시하고 이를 거부한 직원과 간부진을 교체했다고 주장했다. 직원들에게는 “말 잘 듣는 직원 3분의 1만 데리고 가면 된다”는 식의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노조는 서 구청장이 지난 여름, 서울 광장 그늘막을 뽑은 다음 야외에서 직원 조회를 했던 일 등을 괴롭힘 사례로 언급했다. 또 서 구청장의 보좌진 또한 근무평정에 관여하면서 “규정에 맞지 않으면 감옥에 가냐”는 등의 막말을 서슴없이 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노조는 구청 안팎에서 서 구청장을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지난 11일 저녁에는 공무원 400여 명이 구청 앞 분수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열고 서 구청장과 측근들의 사과와 면담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 구청장은 피켓 시위에 참여한 공무원들을 조사하거나 노조 게시판을 폐쇄하는 등 도리어 노조 탄압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서 구청장이 대화를 거부하는 한편, 지난 주부터는 감사담당관을 통해 피켓 시위에 참여한 공무원들을 소환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중구청 인트라넷 노조게시판에 달린 익명의 댓글을 조사하거나 전 직원의 IP 주소를 전산과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서 구청장은 지난 주 금요일 10년 전 노사 단체협약에 따라 만들어진 노조게시판을 단체협약의 효력이 다했다는 이유를 들어 폐쇄했다.

이봉식 서울지역본부장은 “건전한 노조 활동을 감시하고 조사하는 것은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본부장은 “구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구청장은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의회를 거의 파행시키는 모습을 보였다”며 “구민이 준 권한을 남용하는 것은 지탄받아야 마땅할 일”이라고 말했다.

장경환 중구지부장은 “(서 구청장이) 공무원과 같이 일을 하면서도 공무원을 이해하기 보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것 같다. 두 차례 면담을 요청했지만 모두 거부한 상태”라고 전했다. 장 지부장은 “모바일 커뮤니티 내에서 조합원들의 성토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구청 직원 1,200명 가운데 노조 조합원은 700여 명이다.

서 구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서 구청장은 지난 2월 말 이후 8개월 동안 의회 모든 일정에 불출석 하는 등 중구의회와 갈등을 빚어 왔다. 최근엔 관내 22개 대로 가로등에 ‘노 재팬(No Japan) 배너’ 설치를 강행했다가 지역 주민들의 항의와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